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여성이 운영하는 주점만을 상대로 한 강도강간 사건이 잇따라 발생, 주점 여주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8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인천지역에서 30대 남자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강도 및 성폭행 사건이 9차례나 발생했다. 경찰은 같은 기간 경기도 고양, 일산, 수원, 김포, 구리 등지에서 발생한 강도및 성폭행 사건 22건 역시 범행수법이 동일하고 족적이 같은 것으로 미뤄 동일범의 범행으로 보고 있다.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미루고 있는 피해자들까지 감안한다면 피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범행 당시 주로 빨간 모자를 쓰고 있어서 경찰들 사이에 '빨간 모자'로 통하는 이 30대 남자는 심야시간대 주로 규모가 작은 술집에 손님을 가장해 들어가 있다가 다른 손님들이 나가 여주인 혼자 있을 때 범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빨간 모자'는 흉기로 여주인을 위협, 스물을 셀 동안 옷을 벗도록 강요한 뒤 벗긴 옷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성폭행하는가 하면 범행 후 손길이 닿은 부분은 수건등으로 닦아내 지문을 남기지 않는 치밀함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듯 심각한데도 사건이 발생한 지역 경찰서들은 수사초기 타 경찰서와 확보한 단서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는 등 지나친 실적 경쟁 양상을 보이다 인천경찰청으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다. 사건에 투입된 한 형사는 "'빨간 모자'를 잡으면 1계급 특진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경찰서간 공조는 물론 같은 경찰서 팀별 사이에서도 용의자에 대한 정보교류가 사실상 이뤄지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수사를 총괄하는 지방청 광역수사대에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채 범인 검거시 특진 등의 혜택은 기대하지 말 것을 하달했다"며 "광역수사대를 필두로 범인 검거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용의자는 범행 당시 주로 붉은색 모자를 착용했으며 나이는 30~35세,키는 170cm~175cm로 반 곱슬에 표준말을 사용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한상용.이준삼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