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6일 발표한 수능 표본채점 결과는 일부 고교에서 이날 오전 수험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가채점 결과가 엇갈렸다. 표본채점 결과 올 수능 성적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일선 고교에서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양천고 박철규 교사는 "자체 채점결과 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엉뚱하게 빗나갔다"며 "재수생이 초강세를 보여 평균점수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명덕여고 문명영 연구부장도 "정확하진 않지만 자체 가집계 결과 지난 9월 모의고사보다 점수가 떨어졌고 작년 수능점수와 비교해서도 10점 안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학원가는 재수생들의 성적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종로학원측은 "자연계 상승폭이 적긴 하지만 대체로 20점안팎 점수가 오른 것 같다"고 전했다. 대성학원측도 "일부 어렵다는 반응은 있지만 재수생들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는 반응이 주류"라며 "60여명을 대상으로 가채점한 결과 15점에서 최고 20점까지 오른 학생도 있다"고 밝혔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올해도 재수생 강세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의학계열 등 상위권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특히 인문계 성적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인문계 학생 상당수가 자연계로 교차지원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며 "교차지원에 제한을 두지 않는 의대 치대 한의대 20여곳을 중심으로 경쟁률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선 학교에선 중상위권 학생들이 갈 수 있는 대학과 학과를 분석하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이원희 경복고 교무부장은 "총점이 떨어졌다고 해도 지망 대학이 반영하는 수능 영역이나 가중치 부여 여부를 잘 고려해 틈새를 노리는게 중요하다"며 "특히 자연계 학생들은 과탐 성적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일 원장은 "상위 50% 집단의 자연계 총점 평균은 작년보다 1.8점 떨어졌지만 사탐을 제외한 4개 영역 성적만 보면 오히려 1.2점이 오른다"며 "인문계 역시 과탐을 제외한 4개 영역만 반영하면 무려 16.9점이 올라가는 만큼 점수대별로 자신의 영역별 평균을 고려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