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등 국.사립대병원 노조 7곳이 16일 오전 7시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직권중재에만 회부하지 않는다면 파업을 강행하더라도 의료공백이 일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조합원을 참여시킨다는 게 보건의료노조 방침이어서 의료대란으로까지 흐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사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데다 비교적 강성으로 분류되고 있는 한양대병원 노조도 사상 처음으로 자율적인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 낸 만큼 파국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26개 지방공사의료원의 노사 마찰이 협상을 통해 타결됐다는 점도 이같은 견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 파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병원들의 공통적인 핵심 요구사항은 '산별교섭 참가합의'와 '대학병원 의료공공성 강화'로 압축된다. 보건의료노조는 특히 국립대병원과 일부 사립대병원들이 구조조정 중단, 인력확보,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의료의 공공성 강화라는 노조의 요구를 외면함으로써 원만한 교섭타결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병원현장에서는 임산부의 야간근무가 금지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력난 등으로 인해 많은 임산부가 밤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같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영남대의료원에서는 2명의 조합원이 과로사로 숨지기까지 했다고 보건의료노조는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단체협약에서 65개 병원 노사가 '산별교섭 참가'를 합의해놓고 도 올해 산별교섭에 고의적으로 불참하는 등 합의사항을 파기하고 노사신뢰를 깨뜨리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의 입장이다. 노조측은 심지어 일부 병원들이 대화를 통한 타결보다는 직권중재를 악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립대병원 노조의 요구사항은 ▲교육부 인력 총정원제 폐지와 부족인력 781명 충원 ▲비정규직 1천17명 정규직화 ▲비정규직 1천여명 처우개선 ▲하청 노동자 1천281명 고용보장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6인실 병실 50%이상 확대와 전북대병원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도입중단, 선택진료제 폐지와 공공의료예산 지원 등도 올해 임단협 안건에 들어있다. 사립대병원 노조의 요구사항은 ▲사학연금제도 개선과 공동위원회 구성, 본인부담금 사측 부담 ▲인력충원 및 비정규직 철폐 ▲공정한 인사원칙 ▲경영투명성 확보 등이다. 임금과 관련해서는 총액대비 9∼11.97%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기획국장은 "병원측이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불성실 교섭을 계속한다면 내일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다만 밤샘 마라톤 교섭을 통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