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국어학원들이 '호황속의 고민'에 빠져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 우려로 대거 귀국한 중국 유학생들이 몰려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강생 가운데 감염자가 있을까 노심초사중이다. 1일 서울시내 학원가에 따르면 중국에서 막 귀국한 유학생들이 언어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몰려듦에 따라 국내 중국어학원들이 사스예방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종로 Y어학원은 등록 학생이 사스 위험지역을 갔다온 경우 사스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이 지날 때까지 수강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신규 등록생의 경우 접수 당일 학원에 비치된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해 정상일때에만 접수받고 있다. 또 접수때 출입국 날짜가 찍힌 여권 사본을 제시토록 하고 응하지 않으면 아예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종로의 C학원은 중국 대만 홍콩 등지에서 입국한 유학생이나 출장을 다녀온 사람에 대해선 귀국 3주일 이후 등록하도록 요구중이다. 중국어학원들은 호황이지만 유학원들은 여름학기 어학연수 등에 대한 문의나 접수가 거의 끊겨 한산한 지경이다. 예년의 경우 대부분의 유학원에는 중국의 9월 새학기에 대비한 전화상담이 한달 평균 수백여통에 달했으나 사스가 확산된 지난 4월에는 하루 한두명에 그쳤다. 유학원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내 사스 안전지역을 안내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K유학원장 진수정씨(36)는 "수입이 워낙 줄어 긴축재정을 하고 있지만 이제 직원을 줄이는 방법밖에 대안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