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참사 실종자가족들의 분노가 25일 오후 폭발했다. 실종자가족 500여명은 방화사건 이후 사고대책본부가 실종자 파악과 유가족 문제를 처리하는데 있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이날 오후 6시께 시민회관앞 광장에 모여 조해녕 대구시장과의 면담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사고대책본부가 설치된 대구시민회관 소강당 시장대기실에 몰려갔으며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실종자가족들은 이날 오후 지하철 안심차량기지 사업소에서 실시된 중앙로역 수거 잔존물에 대한 감식 결과, 사람손목으로 보이는 뼛조각 1개와 발목뼈로 추정되는 뼛조각 2개 등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크게 분노했다. 이들은 "사고대책본부가 사고현장 정리를 마쳤다던 지하 3층 승강장에서도 10여점의 뼛조각이 나온 적이 있다"며 "당국이 유가족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이같은 결과가 나왔겠느냐"고 울부짖었다. 실종자가족대책위는 "사고를 당하고 실종자 유골과 유품 등이 나올지 몰라 줄곧사고현장 보존과 철저한 수색을 당부해 왔다"면서 "유골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물청소를 감행하는 등 사고대책본부는 무성의하고 성급하게 일처리를 했다"고 비난했다. 가족대책위는 또 "사고경위에 대한 수사결과 기관사와 사령팀 등 현장책임자의 잘못 못지않게 지휘계통에 있는 지하철공사 상급자들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며 "사고역내 복구공사 역시 유가족이 실력행사를 한 끝에 간신히 중지시켰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고대책본부가 추진중인 실종자 인정사망제와 관련, "처음부터 가족들이 신원확인을 위해 휴대폰 통화기록과 위치추적, 지하철역 CCTV 화면확인 등을 요구한 것을 당국이 마지못해 받아들였다"고 의미를 축소평가하고, "우리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흔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종자가족 김희수(32.경북 구미시)씨는 "지난 24일 오후 새롭게 건립된 대구역사를 방문해 역구내 CCTV화면을 검색한 결과 실종된 어머니(58)로 보이는 인물을 찾아 냈다"면서 "같이 갔던 세가족도 친지같은 인물을 화면에서 찾아내 사진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realis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