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진상규명위(위원장 한상범)는 지난 97년 한총련 투쟁국장 김준배(당시 27세)씨가 경찰의 추적을 받다 숨진 사건과 관련,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정윤기 검사(현 영월지청장)가 프락치공작 은폐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대해 정 검사는 규명위의 발표내용을 정면 반박, 논란이 일고 있다. 진상규명위 김준곤 제1상임위원은 "정 검사는 김준배 수사 당시 경찰에 매수돼 프락치로 활동하면서 김의 소재지를 경찰에 제보했던 전모씨에 대해 범인은닉죄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기소했다"며 "이는 당시 전씨 및 김씨와 함께 아파트에 있던 김모씨에 대해 범인도피 혐의조차 무혐의 처리한 것과 대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와 관련, "당시 해당경찰서 간부와 담당형사로부터 '프락치 역할을한 것이 학생들에게 알려지면서 전씨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 정 검사에게 전씨 구속을 제안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며 "정 검사는 이에 따라 전씨가 마치 범인은닉의 고의가 있는 것으로 가장,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기소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 지청장은 해명자료를 통해 "전씨가 당시 수배자였던 김준배씨를 은닉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이 아파트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문을 안에서 잡아당기는 등 검거활동을 방해한 사실이 있어 구속했다"며 "공안사범 검거를 위한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서는 검찰이 보고나 통보도 받지 않기 때문에 당시 전씨가 프락치였다는 사실은 알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