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수배를 피해 은신 중 10일 숨진 거물급 조직폭력배 출신 지방언론사 회장의 빈소에 차기 대권을 꿈꾸는 여야 고위 정치인들이 잇따라 조화를 보내 보는 이들을 의아하게 했다.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C일보 회장 김 모(48)씨 빈소에는 10일 오후부터 20명 안팎의 정치인들이 보낸 조화를 비롯해 모두 70여개의 조화가 들어왔다. 이들 가운데는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 민주당 이인제(李仁濟),한화갑(韓和甲),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 김옥두(金玉斗) 의원, 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총재권한대행 등이 보낸 것들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다른 빈소를 찾은 한 조문객은 "물론 이들 정치인이 언론사 회장이나 전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화환을 보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언론사 회장보다는 폭력배로 더 유명하고 검찰의 수배까지 받아오던 김씨의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한 조문객은 "김씨를 추종하던 폭력배들이 세 과시를 위해 고위 정치인들의 이름을 도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성인오락실 업주 조 모(55.수감중)씨로부터 오락실 수익금 중 일부를 뜯어낸 혐의(공갈 등)로 지난 4월 검찰에 수배된 뒤 숨어 다니다 10일 오전 1시30분께 경기도 의정부의 한 절 앞에서 주지승과 함께 산길을 걷던 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숨졌으며 장례식은 14일 오전 치러질 예정이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