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내외 문제로 주춤했던 투자를 재개해 한국 최고 벤처캐피털의 위상을 되찾겠습니다" 지난 3일 임시주총에서 한국기술투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정태(54) 사장의 각오다. 이 대표는 부산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충주비료를 거쳐 1973년 ㈜대우에 입사해 파리지사장과 유럽지사장 등을 지냈다. 지난 92년 대우통신으로 자리를 옮겨 수출사업본부 부사장 등을 역임한 뒤 99년 12월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해 왔다. 조직관리 경영능력이 뛰어나고 정보기술(IT) 등에 관한 지식이 해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대표는 ㈜대우 시절에는 18년간의 해외 근무기간 동안 탁월한 해외법인 운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대우통신에서는 수출사업본부장과 대표이사를 맡으며 해외사업과 구조조정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대우통신이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대우그룹 주요사업 부문으로는 처음으로 정보통신 부문을 CVC 컨소시엄에 약 4천2백억원 규모에 매각하는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또 비수익사업인 복사기 및 전화기사업 PCS사업 알루미늄 창호사업 임상목재사업 등 5개 사업 부문을 과감히 분사했다. 또 컴퓨터사업 사무기기사업 방산사업 등의 매각도 거의 성사단계까지 이끄는 등 대우통신을 자동차부품 전문회사로 탈바꿈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처럼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이끈 이 대표의 경영능력은 대규모 구조조정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기술투자에서도 그대로 발휘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기술투자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체계적인 조직관리와 인프라 구축이 우선 필요하다"며 "이같은 내부 정비가 끝나면 본연의 업무인 벤처투자와 구조조정투자에도 가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투자조합 결성도 본격적으로 재개해 침체된 벤처자금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게 그의 야심찬 계획이다. 한편 한국기술투자는 이 대표의 선임과 함께 경영진 수사 이후 5개월여 동안 끌어왔던 구조조정조합 손실 보존 등의 현안을 모두 해결했다. 이 대표라는 특출한 전문경영인의 영입으로 경영혁신과 투명경영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