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 부장검사)는 31일 허위 매수주문을 내는 수법으로 코스닥등록 주식 등의 주가를 조작,1년여만에 2백억원을 벌어들인 전 LG증권 투자상담사 정홍채(34)씨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6∼8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D사 주식 30여만주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30차례에 걸쳐 43만주의 허위 매수주문을 내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9억6천여만원의 매매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99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5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29억여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정씨의 증권거래 통장에 예치된 2백억원이 허수 매수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해 벌어들인 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정씨는 특정 종목의 주식을 사들인 다음날 여러개 증권거래 계좌를 이용,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대량 허위 매수주문을 내 매수세가 많은 것으로 오인하도록 만들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전날 저가에 매입해 뒀던 주식을 전량 매도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특히 허위 매수주문을 낸 뒤 주가가 탄력을 받아 상승세를 보이면 2분만에 매도주문을 내 거래를 체결하는 식으로 차액을 챙겼다.

정씨가 대량의 허수 매수주문을 낸 주가는 대부분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정씨는 이때 전날 매입한 주식을 되파는 수법을 이용했다.

지난 93년 LG증권에 입사한 정씨는 최근까지 투자상담사로 일해왔으며 H전자 S호텔과 같은 상장회사와 코스닥등록 업체인 S,H사 등의 우량주식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삼았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퇴사 무렵인 99년말 본격적으로 주가조작에 뛰어들어 주식투자로 1년여만에 2백억원 가량을 벌어들였다"며 "옥탑방에 세들어 살던 정씨가 최근 강남에 46평짜리 아파트와 일반주택까지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씨가 주가 조작을 통해 한번 투자로 억대의 차액을 챙긴 점을 중시,전주(錢主)가 있는 지 여부와 증권회사 직원과의 공모 여부를 캐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