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한 젖소 괴질 파문이 축산농가와 사료업계 육류수출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당장 돼지 값이 폭락하고 있으며 일본과 대만의 한국산 육류 수입금지 조치로 축산물 수출업체들이 연쇄도산의 위기에 빠졌다.

이에따라 정부는 수출용 돼지를 전량 사들이는 등 긴급대책에 나섰으나 약축농가들이 돼지를 무더기로 시중에 쏟아낼 가능성이 커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파문 확산=수포성 가축 질병으로 양돈 농가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당장 돼지값이 급락하고 있다.

서울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내 축협 공판장의 쇠고기 값(1kg 기준)은 29일 6천7백79원으로 전날인 28일(7천8백87원)보다 14%나 떨어졌다.

이날 출하량도 4백65마리로 구제역 파동 직전인 지난 27일(2백65마리)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돼지고기(지육1kg 기준)도 27일 2천6백51원에 거래됐으나 28일에는 2천15원으로 무려 24%나 떨어졌다.

전국 34개 지역의 산지 돼지고기 값도 27일 1백kg짜리 1마리에 17만9천원에서 29일에는 15만원으로 하락했다.

수출 물량은 더욱 문제다.

돼지고기는 우리나라 농산물중 단일품목 수출액 1위다.

이 때문에 돼지고기 수출길이 막히면 양돈 농가가 엄청난 타격을 받게된다.

작년 한햇동안 한국산 육류 수출액은 모두 3억5천만달러(약 3천8백50억원)로 이중 일본으로 나가는 돼지고기가 3억4천만달러(3천7백40억원)였다.

올 한햇동안 일본으로의 돼지고기 수출목표액은 4억1천5백만달러(4천5백65억원)로 잡혀 있기도 하다.

돼지고기 수출업체들은 일본의 수입금지조치로 연쇄도산 사태를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료업계도 전염병 발생지역인 경기 파주에 사료운송차 통행이 금지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육점과 식당 주인들은 수포성 질병이 인체에 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육류를 기피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 대책=농림부는 우선 국내 양돈농가들의 "홍수 출하"사태를 막기 위해 29일부터 돼지고기 수출물량을 전령 사들이기로 했다.

서규용 농림부 차관보는 이날 "축산발전기금에서 3천억원을 투입해 농수산물유통공사 자회사인 한국냉장이 수출육가공업체와 계약을 맺고 돼지를 수매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돼지는 1백kg 이상 되는 규격돈을 원칙으로 하되 양돈 농가가 원하면 번식용 어미돼지도 수매하기로 했다.

한국냉장은 일정 규모이상의 수출가공업체와 계약을 체결,도축.가공.냉동처리된 돼지고기를 업체로부터 인수해 자체 저장고에 보관키로 했다.

수매가격은 1백kg짜리 규격돈 기준 마리당 14만3천원으로 정해졌다.

농림부는 또 차관주재로 생산자단체와 수출업계 대표등이 참여하는 "수포성 질병 비상대책본부" 1차 회의를 열고 양돈농가들이 돼지를 무더기로 내다팔지 않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함께 수포성 질병에 대한 방역과 축산물 수급안정에 모든 부처가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행자부의 경우 파주지역에 가축이동을 통제하기 위한 초소를 14에서 27개로 늘리기로 했다.

기획예산처와 외교통상부는 예산지원과 국제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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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제역이란 ]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사슴 등 발굽이 두개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발생하는 제1종 바이러스성 가축전염병으로 입과 발굽에 물집이 번지면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으며 구제역에 걸린 돼지고기 등을 먹어도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

국내에서는 지난 1934년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있으며 이번에 66년만에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에서 구제역과 유사한 질병이 젖소에 발생했다.

소의 경우 잠복기간은 2~14일이며 감염된 다른 동물,배설물,축산물,감염동물과 접촉한 오염물질은 물론 공기를 통해서도 전파된다.

치료법은 아직 없으며 발병한 동물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도살.매립.소각하도록 돼 있다.

지난 1997년 대만에서 이 질병이 확산돼 대만산 돼지의 해외 수출이 현재까지 막혀 있으며 북한과 중국 연변,태국 등지에 지엽적으로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