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소속 전국운송하역노조 신선대와 우암지부에 대해 법원이
합법적 노조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려 부산항 부두분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부산지법 민사1부(재판장 박창현 부장판사)는 11일 운송하역노조가
회사인 신선대부두를 상대로 낸 단체교섭거부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회사측은 단체교섭을 거부해서는 안된다"며 노조에서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회사는 운송하역노조 지부를 2001년까지 금지된
복수노조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존 항운노조가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아닌데다 신선대부두에 설립된 항운노조 신선대연락소도
노조설립신고를 않은 상태로 사업장단위의 노조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신선대부두에는 현재 사업장 단위의 노조가 조직돼 있지
않은 상태며 노조설립신고를 마친 운송하역노조 산하 신선대지부는
적법한 노동조합으로 회사측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또 회사측이 단체교섭 거부에 대한 구제절차는 행정절차인
구제명령절차 대상이지 사법절차인 가처분 신청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부당노동행위인 단체교섭거부는 행정절차와 별도로
쉽고 빠른 가처분절차를 이용할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선대부두측은 이번 법원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며 현재 운송하역노조측에서 벌이고 있는 쟁의행위에
대해 쟁의행위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전국운송하역노조는 지난해 12월 9일 노조원 3백25명으로 신선대지부를
설립한 뒤회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운송하역노조를 복수노조로
규정한 노동부의 해석을 이유로 사측에서 단체교섭을 거부하자 지난달
11일 법원에 단체교섭 거부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ll@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