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

LG가 글로벌 경쟁시대에 청산해야 할 속담 10가지를 선정, 사용하지않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선정된 10가지 속담은 LG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나온 것.

LG관계자는 "생활속에서 무심코 쓰고 있는 속담들이 생각과 행동마저도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며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에 맞지 않아 사용하지않기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LG 임직원들은 "아는 것이 병이요, 모르는 것이 약이다"를 청산해야 할 1호
속담으로 올려 놓았다.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맞아 기업이 새 정보나 지식을 얻지 못하고 세계
흐름을 알지 못하면 존립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속담을 더욱 강조해야할 시대라는 것이다.

2위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

스피드와 도전의 시대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자세론 생존보장마저 어렵다는
것이 선정 이유.

지금은 도전정신이 더 필요한 시대라는 설명이다.

3위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남녀 평등에 반하는 전근대적 속담.

암탉이 울면 집안이 오히려 흥한다는 이유로 여직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 속담은 잘못쓸 경우 성차별 금지법에도 걸릴 우려가 있고 인당생산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어울리지도 않는다.

4위에는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 보지도 마라"가 뽑혔다.

노력해서 안될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시대다.

시도도 해보지 않고 미리 한계를 정하는 것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도전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속담은 5위로 선정됐다.

무사안일주의에서 나온 발상이며 창의적 아이디어가 중요한 시대에 다른
사람 의견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 뽑힌 이유다.

LG는 과거 정형화된 틀에 메달려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는 사고가 배인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속담을 쓰지 않기로 했다.

또 과정보다 결과만 중시해 부도덕한 수단과 방법을 정당화할 수있는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된다"도 청산키로 했다.

이와함께 *모난돌이 정맞는다(개성과 창의력 저하) *윗물이 맑아야 아랫
물도 맑다(윗사람에게 책임전가) *산사람 입에 거미줄치랴(게으름 조장) 등
을 청산대상 속담으로 지적했다.

LG는 사내방송과 사보, 인터넷 홈페이지 등 모든 매체를 동원,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임직원들의 의식을 바꾸도록 할 방침이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