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괌공항 착륙도중 추락한 대한항공 801편은 지상충돌경보장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너무 낮게 비행했으며 괌공항 당국도 사고예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건설교통부가 입수한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괌사고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801편은 지상충돌경보장치의 위험경고를 받고도 계속
비행고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괌공항 당국은 반경 97Km내에서 최저 안전고도 경고장치의 허위경보를
제거하기 위해 임의로 이 장치를 꺼놓아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알려주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당시 앤더슨 공군기지에 있는 괌항로관제소와 괌공항내
아가나관제탑에는 각각 2명과 6명의 관제사가 있었으나 1명씩만 근무해
관제경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충돌경보장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조종사가 비행고도를 낮춘 이유는
24일 공개될 조종석음성기록(CVR)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김호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