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이사장 장충식)이 부도사태를 맞은 것은 천안캠퍼스 병원신축과
서울 한남동 캠퍼스의 분당 이전 등 무리한 외형확장 때문이다.

93년 말기준으로 1천8백여억원의 누적부채가 있는 상태에서 단국대는
분당신캠퍼스 건립공사에 들어가는 등 과도한 시설투자를 강행해 왔다.

현재 단국대가 진 빚 2천3백21억원중 대부분이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초 단국대는 한남동 캠퍼스 부지를 2천8백억원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 했다.

그러나 아파트 건립을 위한 형질변경과 풍치지구해제가 무산되면서
3백70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여기다 신캠퍼스 공사를 서두르기 위해 남발한 어음이 지난해 11월
어음사기단으로 흘러가 2백33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이 결정타였다.

이번에 부도처리된 1백66억여원의 어음도 대부분 사기단에게 넘겨준
어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국대는 어음의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하자 뒤늦게 부동산매각 등
자구노력에 나섰으나 IMF사태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는 바람에 어음을
막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학교법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적색 거래업체로
등록하지는 않을 방침이어서 법정관리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국대는 내년부터 역사, 법학 등 천안캠퍼스의 6개 학과를 폐지하고
교수 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