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따른 재고누증과 환율급등으로 인한 원자재조달난이 겹치면서 신정
연휴직전에 휴업 또는 휴무를 실시,조업단축기간을 늘리는 기업들이 속출
하고 있다.

특히 만도기계의 부품공급중단과 내수부진으로 조업중단사태를 맞은
완성차업계에도 장기휴무가 확산되고 있으며 경제난이 계속될 경우 일손을
놓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연말연시의 국내산업계는 전례없이
긴 겨울잠에 빠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노동부와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 LG전선 해태제과 등은 신정연휴를
앞당겨 크리스마스때부터 공장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쌍용자동차는 만도기계가 공급중인 전장품등 부품부족으로 오는 26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평택공장에 대해 휴업을 실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쌍용은 이 기간동안 생산직근로자들에게 평균급의 70%만 지급키로 했으며
일반관리직들에 대해서는 26~28일까지만 휴무를 적용키로 했다.

현대자동차도 이날 오전부터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의 전생산라인이 멈춰섬에
따라 생산직근로자들을 오전11시께 조기퇴근시키는 등 사실상 휴업에
들어갔다.

현대 울산공장은 오는 29일 노사협의를 열어 임시휴업방안을 재협의할
예정이나 재고누적으로 집단휴무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데 노사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회사측 관계자는 밝혔다.

기아자동차도 소하리 전공장의 라인과 아산공장의 일부라인에 대해 26일
부터 휴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완성차메이커의 이같은 대규모 집단휴무는 내수부진과 부품조달난에 빠진
업체들의 위기상황을 대변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선 구미공장과 안양공장은 오는 27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휴업키로
하고, 휴업중 임금을 놓고 노사 협상을 진행중이다.

연말휴업을 단행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평균임금의 70% 또는 통상임금의
1백%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키로 했다.

< 김광현.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