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내시겠소"

지방자치단체들이 "체납자와의 전쟁"에 나섰다.

경기 침체로 세원이 줄어 살림이 어려워지자 고액체납자명단을 공개
하는등 납세를 촉구하고 있는 것. 안양시는 지난달부터 지방세 고액
체납자 명단을 시정뉴스지 "우리안양"에 공개하고 있다.

강제집행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점을 역이용하고 있는 체납자들이
창피해서라도 밀린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자는 것. 수치심에
호소하는 것은 뻔뻔스러운 체납자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더 강경한
방식을 취하는 자치구도 있다.

서울시 강북구는 이달부터 한국통신과 협의해 체납자는 전화를 쓸
자격도 없다며 아예 전화선을 끊어버리는 전략을 운용중이다.

세금과 전화요금을 결부시켜 납세를 강제징수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공무원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체납 지방세를 받아내는 곳도 있다.

안양시 동안구 호계2동 세무담당 이영미(26)씨는 처녀의 몸으로
새벽 1시까지 동네를 돌아다니며 체납차량의 번호판을 떼어간다.

이렇게 떼어낸 번호판은 밀린 세금을 내야만 돌려준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