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예고된 교통전쟁''이었다.

당산철교 철거이후 첫 출근이 시작된 3일, 지하철 2호선 당산역~홍대입구역
구간 지하철 운행이 중단된 후 출근길에 이 지역을 통과한 시민들은 출근
시간이 길어진데다 복잡한 환승절차 등으로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2호선과 5호선의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은 평소 출근시간 소통인원 1만여
명의 2배를 훨씬 넘는 승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런가하면 당산역과 홍대입구역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한 시민들은 "지하철
5분길"을 30분 넘는 혼잡을 겪은 끝에 지날 수 있었다.

따라서 새해 출근길이 본격화되는 6일부터는 이 구간에서 시민들이 엄청난
교통불편을 겪게될 것으로 보인다.

오전 7시35분, 셔틀버스가 운행중인 당산역.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40~50명의 시민들이 종종걸음으로 대기해있던
셔틀버스에 몸을 실었다.

서울시에서 전용차로 단속차량과 단속요원을 대대적으로 배치, 예상보다
혼란은 오히려 적었다.

그러나 셔틀버스 정류장 확보, 전용차로 조정, 홍보부족 등 개선할 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안양에서 출퇴근하는 박상행씨(30)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길에
올랐다.

안양에서 신도림역까지 버스를 타고 와서 지하철을 타는데 또 다시 당산역
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한뒤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는 출근시간이 부담스럽다"
면서 걱정을 털어 놓았다.

셔틀버스는 당산역에서 양화대교 신교로 진입하는 우회전 길에서 많이
밀렸다.

양화대교를 지난뒤 전용차로가 끝나자 지하철 공사현장인 합정역교차로에서
다른 차와 뒤엉킨채 정체와 신호대기로 또 한차례 막혔다.

홍대입구역까지 오는데 20여분.

홍대입구역을 지난 셔틀버스는 U턴을 하기위해 전용차로에서 1차선으로
어렵게 끼여들어갔다.

U턴후 셔틀버스는 다시 전용차로로 빠져나가야 했으며 합정역을 지나자
전용차로에서 양화대교 신교의 전용차로로 진입하기위해 5차선에서 1차선
으로 4개차선을 변경해야 했다.

양화대교에서는 시원스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산역으로 진입하는 길목이 심하게 정체됐다.

셔틀버스들이 정류장으로 한차선을 점거한채 줄지어 서 있다보니 당산역
으로 우회하려는 시내.외버스 마을버스 택시 승용차들이 뒤엉켜 차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게 됐다.

"한두달도 아니고 3년을 매일 어떻게 다니라는 이야기입니까"

한 시민의 이같은 푸념이 당산철교철거 시작후 이 지역 교통사정을 한마디로
대변해 주는 듯하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