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연합뉴스
보금자리론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마련한 일시적 2주택자들이 대출금 상환을 앞두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이 팔리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시 기장군에 거주 중인 A씨는 2021년 초 주택담보대출의 일종인 보금자리론을 통해 3억원을 대출받았다. 보금자리론은 이사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경우, 기존 주택을 2년 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허용한다.

이렇게 일시적 2주택자가 된 A씨는 올해 3월 초까지 원래 살던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아직 주택이 팔리지 않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다.

A씨는 "작년 8월부터 급매로 내놨다"며 "보통 3개월이면 부동산 거래가 되는데 아직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설명 자료. /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설명 자료. /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
A씨가 올해 3월까지 집을 팔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일단 대출금 3억원 전액을 일시 상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3년간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도 없다.

정부는 지난 12일 소득세법·지방세법·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해 일시적 2주택자의 주택 처분 기한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일시적 2주택자가 1세대 1주택자로서 세금 혜택을 받도록 한 것일 뿐, A씨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A씨만 이런 난관에 부닥친 게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등에는 보금자리론을 통한 일시적 2주택자들의 '주택 처분 기한'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내부 검토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