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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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서 서울 아파트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주택 시장의 선행지표인 경매에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데 대해 향후 집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그널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경매가는 매매 시장에서 '최저가'로 해석되는 만큼, 신고가 행진이 나타나는 것은 그 가격이 바닥을 다졌다는 의미다.

28일 서울남부법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매9계에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미성아파트 전용면적 66㎡(3층)은 8억5177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4억2200만원이었지만, 매각가율 202%를 기록한 것이다.

낙찰가로 신고가도 경신했다. 미성아파트 같은 면적의 직전 신고가는 8억4000만원(4월)이었다. 아파트는 지난 3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통과인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신도림 준공업지역에서 유일하게 재건축 연한 조건을 갖춘 대단지다.

현재 미성아파트의 같은 면적 호가는 9억~9억5000만원이다. 경매에서 신고가로 낙찰받았지만, 실제 매매 호가보다는 낮은 편이다.

신도림 미성아파트 외에도 최근 경매 시장에선 서울 아파트 매물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면적 141㎡(6층)는 지난 15일 감정가보다 29% 비싼 36억6122만7000원에 낙찰됐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4월 34억45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경매 낙찰가로 직전 신고가를 돌파한 것이다.

한보미도맨션은 대치동 재건축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대치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매물 부족에 경매로 낙찰받으면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전용면적 120㎡(1층)도 지난 16일 감정가 22억3500만원보다 31%가량 비싼 29억4899만9000원에 낙찰됐다. 아파트 동일 면적은 지난해 6월 2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도곡동은 대치동과 맞닿아 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곳이다. 경매로 나올 때마다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매매시장의 선행지표인 경매가에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것은 집값 상승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