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나무를 여러 가지 용도로 유익하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무작정 베어내기만 한다면 다음 세대는커녕 이번 세대가 끝나기도 전에 산에서 나무를 볼 수 없는 엄청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나무를 심기만 하고 내버려둔다면 숲은 어떻게 될까? 숲은 울창해질지 모르지만, 커다랗고 빽빽한 나무로 뒤덮여 어린나무가 자라기 힘든 미래가 없는 숲으로 바뀌어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의 산림의 효과를 보여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전통적 목재이용과 함께 최근에는 도시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위해 생활권에 공원이나 녹지, 정원 등의 도시숲을 조성하거나 관리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나무를 심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도시에 비유될 수 있는 숲이지만, 신중한 관리계획이 필요하다

도시는 인공적인 구조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인간이 살아가는 생활환경을 제공한다. 숲은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면서 동식물과 함께 어우러져 복잡한 생태계를 형성하며 살아간다. 도시의 경우, 도시민이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더 나은 도시 공간의 구조와 기능을 위한 계획이 지속적으로 수립되고 있다. 이러한 논리는 숲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도시와 숲의 관리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도시의 건축물은 보통 1, 2년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결과물이 완성되고, 최고 수준의 성능으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나무는 10년 이상은 생장을 해야 제구실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건축물과 다른 점은 쇠퇴기 전까지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외적인 생장과 더불어 기능과 능력도 점차 성숙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림으로부터 동일한 수준의 혜택을 꾸준히 얻고자 한다면, 사라지는 나무의 양만큼 새로 자라나는 나무의 양도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숲의 지속가능한 관리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내다보며 신중하게 계획해야 하며, 이 때 나무를 심는 것과 베는 것이 모두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장기간 탄소를 흡수하고 가둬둘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숲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기후변화 등을 겪으며 자연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숲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함께 연구될 필요가 증대되었다.

미래세대를 생각할 때, 산림자원을 지속가능하게 이용하고 관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나무는 단순히 산림자원의 한 종류인 것을 넘어서 산림을 이루는 기본적인 요소이면서 대량의 탄소축적도 가능하므로, 관리의 중요성이 다른 자원에 비해 더 클 수밖에 없다. 산림자원의 관리는 나무의 생장과 분포를 향상시키는 것을 바탕으로 건강한 산림을 조성함으로써 양질의 다양한 서비스가 지속가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다.

목재의 소비 측면과 목조 주택

국내의 목재자급률은 2020년 현재 16.5% 정도이다. 그런데, 이렇게 목재자급률이 낮다는 것은 국내 목재수요의 대부분을 외국으로부터 목재 자원을 수입하여 해결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시스템에서는 목재생산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안정적인 수료를 확보함으로써 생산량의 증가를 계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숲이 없는 국가라면 모를까, 국토의 63% 가량이 산림인, 게다가 산림녹화에 있어서 세계적인 성공 신화를 탄생시킨 나라가 목재 생산과 공급을 외국 목재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윤리적인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연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는 요즘의 국제정세에 비추어 볼 때에도, 목재자원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목재의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국내 생산을 증대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이 중에 지속가능한 목재자원 자급화를 위해서는 예측가능하면서도 안정적이고 충분한 공급과 수요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유기적인 시장경제 시스템을 조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의 일반적인 목재 소비 형태에 덧붙여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까지 고려한 획기적인 대안이 계속 개발되어야 한다.

재사용이 가능한 목재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목조건축을 미국과 캐나다, 영국, 노르웨이,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내진 기술이 도입된 5~6층 규모의 목조건물도 증가하고 있다.

재사용이 가능한 신기술을 활용한 대형 목조건축물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이 된다면, 원활한 목재시장 모델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의 표준화와 체계적인 시공관리 및 감독의 계획이 선행되어야 하며, 수입 목재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도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산림관리란 다용도를 추구하기 위한 공간의 지속가능한 관리이다

한국은 국토녹화를 시작으로 산림면적이 지속적으로 줄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임목축적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러한 성과는 산림청을 중심으로 산림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무를 심는 것과 동시에 이용 방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해 온 결과이다.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산림청의 나무베기는 우선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국가 차원의 나무베기로 한정하여 살펴본다면, 이는 무분별한 벌목이 아니라, 산림을 건강하게 가꾸는 것을 최우선 목적으로 하여 나름의 체계를 갖고 꾸준히 진행해 온 산림관리의 필수적인 요소의 하나이기에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산림면적과 임목축적의 변화와 예측
우리나라 산림면적과 임목축적의 변화와 예측
다만, 환경 변화와 시대 흐름에 부합하도록 과학적인 연구와 조사결과에 근거하여 특정 목적을 위한 산림관리의 규모와 진행속도를 검토하고 조절하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한 번의 변화에 의한 국토 차원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결과에 따른 파장은 상당할 수 있기 때문에, 천천히 시행하더라도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신중한 준비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산림의 지속가능한 관리는 각각의 나무에 대한 관리뿐만 아니라, 산림의 전체적인 가치와 기능을 충분히 헤아리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탄소 흡수’만을 위한 산림을 강조하면 산림의 총체적인 가치를 망가뜨릴 수 있다. 산림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공간을 대상으로 산림의 지지, 공급, 조절 및 문화적 기능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하여 다양한 변화에 대해 회복탄력적인 숲을 추구하는 통섭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상훈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도시ㆍ지역개발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