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조합과 함께 사업 시행을 맡는 ‘서울 도심 내 공공참여 가로주택정비사업’에 22개 구역이 신청했다. 소규모로 추진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절차가 간소해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공기업 참여 시 사업면적 확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 등의 혜택도 준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사업성 검토 등을 거친 뒤 오는 8월 최종 대상 구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공공참여 '미니 재건축'에 서울 22개 구역 신청
5일 LH, SH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3~5월 진행된 공공참여 가로주택정비사업 공모에 총 22개 구역이 신청했다.

마포구가 네 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와 송파구가 각각 세 곳이었다. 강남구와 영등포구에서는 두 곳씩 신청했다. 강동, 강서, 관악, 광진, 구로, 금천, 노원, 성북구에선 한 곳씩 신청서를 냈다.

LH 관계자는 “22곳 중 18곳이 LH와의 사업을 희망했다”며 “8월까지 사업성 검토와 주민 동의 등을 거쳐 최종 대상 지역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SH공사는 3월 이 중 네 곳과 일찌감치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시행하기로 했다. 마포구 망원동 인경서진(29가구), 서초구 한신양재(132가구), 송파구 오금동 143(88가구) 및 오금동 147(89가구) 등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기존 주택이 단독주택 10가구 또는 공동주택 20가구 이상 △사업 면적 1만㎡ 미만 △노후·불량 건축물 전체의 3분의 2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소규모로 시행돼 ‘미니 정비사업’으로 불린다. 대규모 정비사업과 달리 안전진단, 정비구역 지정 등의 과정이 생략돼 총 사업 기간이 3~4년으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낮은 사업성 등으로 지난 4년간 서울에서 LH를 통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한 사업장은 세 곳에 불과했다. 이에 정부는 작년 ‘12·16 대책’을 통해 가로주택 활성화 정책을 내놨다. 규제도 풀고 혜택도 줬다.

LH 등 공기업이 공동 시행사로 참여하는 등 공공성 요건을 충족하면 사업 면적을 종전 최대 1만㎡에서 최대 2만㎡로 확대할 수 있다. 8월부터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전체 가구 수의 20% 이상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면 층수 제한도 기존 7층에서 15층(2종일반주거지역 기준)까지 완화해준다.

정부는 지난달 6일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이어 재개발사업에도 공공이 참여하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 용도지역 상향, 조합원 분담금 보장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공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공공 재개발이 도심 내 주택 공급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