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에서 올 들어 10월까지 주택 인허가 물량이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지역에서 향후 2~3년 뒤 공급 부족으로 다시 한번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서울 주택 인·허가 '반토막'…2~3년 뒤 집값 '불안'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지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5856가구로 작년 같은 달(1만5824가구)보다 6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를 비롯해 연립 다가구 단독주택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다. 10월까지 누적 주택 인허가는 4만806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9283가구)보다 46.2% 줄어들었다.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의 인허가 물량은 10월 누계 기준 19만5945가구로 작년 동기보다 16.7%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따져도 서울에서 주택 인허가 감소는 두드러진다. 서울지역 주택 인허가는 2015년 10만1000가구에서 2016년 7만5000가구로 줄었다가 작년에 11만3000가구로 크게 늘었다. 올해 11월과 12월에 인허가가 늘어난다 해도 2014년 인허가(6만5000가구)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상 인허가를 받은 뒤 입주까지 아파트가 3년, 단독주택이나 다가구가 1년 내외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인허가 감소는 2~3년 뒤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올해 서울 지역에서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신축 아파트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올해 인허가 급감은 공급 부족을 불러오고 이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기준 지난달 주택 인허가는 3만5879가구로 작년 동기 대비 24.2% 줄었다. 주택 유형별로 아파트는 2만5188가구로 작년보다 29.9% 줄었고 아파트 외 주택은 1만691가구로 5.9% 감소했다. 지난달 착공 물량은 전국 3만130가구로 작년 동기 대비 1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주택 분양(승인) 물량은 전국 2만2605가구로 작년 동기보다 19.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허가, 착공, 분양 물량이 모두 줄어든 반면 준공(입주) 물량은 증가했다. 지난달 주택 준공 물량은 5만892가구로 작년 동기보다 1.2%, 올 들어 10월까지 준공 물량은 전국 50만6506가구로 작년 동기 대비 9.6% 늘어났다. 10월 누계 준공 물량은 2005년 국토부가 입주 물량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