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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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4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2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지난주 대비 0.13% 내렸다. 9·13대책 발표 이후 처음이면서 지난 7월 13일 0.01% 떨어진 이후 약 4개월 만에 하락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최근 가격이 급등했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호가가 약세로 돌아선 반면 매수세는 위축되면서 통계상으로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강남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0.22%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송파구와 강동구의 재건축 가격이 나란히 0.13% 하락했다.

서초구의 재건축 단지는 0.02% 오른 것으로 조사됐지만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은 크게 둔화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이 업체 조사 기준으로 2500만∼3000만원 하락했고, 개포동 주공고층 7단지는 2500만∼3000만원 떨어졌다. 또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가 2500만원, 이주 마무리 단계인 강동구 둔촌 주공 1, 2, 4단지가 500만∼1500만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건축 단지의 약세로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주 0.11%에서 금주 0.03%로 상승폭이 둔화했다.

서대문구(0.24%)와 노원구(0.14%) 등지 아파트값이 평균 이상 올랐으나 송파(-0.01%)·강동(-0.04%)·강남구(-0.05%) 등은 하락했다.

전세시장은 서울 한강 이남 지역의 전셋값 하락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이 보합(0.00%)을 나타냈고, 신도시(-0.03%)와 경기·인천(-0.02%)은 하락했다. 최근 몇 년간 대단지 아파트의 신규 입주물량이 늘어나 강남과 서초를 비롯해 신도시 평촌, 위례, 경기 하남 등 지역에서 전셋값이 하락했다.

정부의 추가 공급 대책을 앞두고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집값 급등의 촉발 지역인 강남권과 용산 중심으로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낮춰서 내놓지만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 9·13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지난 달 31일부터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대출 규제가 시행돼 주택자금 마련이 어려워졌다.

이미윤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주택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 축소와 1주택자 청약 제한 등의 전방위적으로 강화된 9·13대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고가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 감소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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