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도 안 돼 저층까지 100% 계약…'초고속 완판 단지' 요즘 왜 이리 많지?
실수요자 내집마련 나서고 1~4층 특화설계도 한몫
GS건설은 1일 경기 ‘안산 그랑시티자이’ 아파트 3728가구의 분양계약을 닷새 만에 끝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27일 1·2순위 당첨자를 대상으로 한 정식 계약 기간에 이미 계약률 90%를 넘겼다. 이어 이틀간 일부 부적격 당첨 가구에 대해 예비 당첨자 계약과 선착순 판매를 해 전 가구 계약을 마감했다. GS건설은 같은 단지의 오피스텔 555실 매매계약도 이틀 만에 끝냈다. 그동안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라도 저층이나 방향이 좋지 않은 일부 가구는 상당 기간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95~96% 이상 팔리면 일단 ‘완판’(완전판매)으로 보고 일부 저층은 천천히 팔던 관행이 있다”며 “청약경쟁률이 높은 것과 계약이 100% 완료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매진된 단지들은 아예 잔여 가구가 ‘제로(0)’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5일 정식 계약을 시작한 전북 ‘전주 에코시티 더샵 3차’(595가구, 특별공급 제외)도 엿새 만에 전 주택형의 계약이 완료됐다. 삼성물산이 서울 강북에서 내놓은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일반분양 875가구, 정식 계약 10월25~27일), 대림산업의 의정부 ‘e편한세상 추동공원’(1561가구, 10월18~20일), 한화건설의 ‘김포 풍무 꿈에그린2차’(1070가구, 10월12~14일), 원건설의 ‘세종 힐데스하임1차’(555가구, 10월12~14일) 등도 모두 4~6일 만에 계약을 끝냈다.
업계에선 예전보다 저층에 대한 기피 현상이 줄었고 이들 단지에 실수요자가 대거 청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용헌 ‘e편한세상 추동공원’ 분양소장은 “계약자의 90%는 직접 거주하려는 지역 실수요층이어서 투자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추는 정부 정책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명기 GS건설 ‘안산 그랑시티자이’ 분양소장은 “1~4층에 테라스를 설치했더니 오히려 저층 인기가 더 높았다”며 “가격 및 상품 차별화로 저층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앞으로 신규 택지지구 공급이 줄고 중도금 대출 등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층이나 향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미리 아파트를 선점해 놓으려는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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