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 주요 문의사항…일상생활 불편없게 소음 최소화하는 게 목표"

최근 수년 새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분쟁이 사회문제로 번지면서 건설사들도 다양한 특허기술과 설계를 접목한 단지를 선보이는 등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설계와 특허기술 개발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아파트 층간소음을 줄이는 진동 방지재를 개발했는데 일반 아파트의 층간소음이 75∼80㏈인데 반해 진동 방지재를 적용한 아파트의 소음은 60㏈까지 낮아졌다.

대우건설은 이 기술을 1997년 12월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분양한 '금호대우'(2000년 10월 입주)에 적용했다.

2001년에는 삼성물산이 가구 내부 바닥재와 마감재 사이에 완충재를 넣어 내부 소음을 줄이는 소음 저감형 설계를 선보였는데, 이 기술은 2001년 5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서 분양한 '장미삼성래미안 2차'(2003년 7월 입주)에 적용됐다.

이렇게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노력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최근에는 단순한 설계 방식에서만이 아니라 소음 저감을 위한 다양한 특허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실제로 특허청에 출원된 층간소음 저감 기술은 2012년 141건, 2013년 285건, 2014년 311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의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 기준도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강화돼 최근에는 전달되는 충격음의 크기를 제한하는 성능조건과 슬래브 두께를 규정하는 시공조건을 모두 만족하도록 하고 있다.

층간소음이 심한 아파트들은 콘크리트 슬래브의 두께가 얇은 경우가 많은데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는 슬래브 두께를 210㎜로 두껍게 시공해 층간소음 피해를 줄이는 추세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윗집 화장실 배관 소음이 아랫집에 들리지 않는 새로운 배관공법을 적용한 '층상벽면 배관 화장실' 기술도 확산하고 있다.

공동주택은 화장실 배관이 아랫집 천장에 설치되는 '층하배관' 형태로 설계해 윗집에서 물 내리는 소리가 아랫집으로 전달되곤 했다.

그러나 층상벽면 배관공법은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바닥에 배관을 매립하지 않고 화장실 벽면에 선반을 만들어 그 속에 오·배수관을 노출시켜 배관 시공을 하는 방식으로 화장실 배수 소음을 없애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강동구 고덕동 '래미안 힐스테이트'(3천658가구)에 적용되는 등 최근 신축되는 아파트 단지에서 활용된다.

대림산업은 2013년 층간 소음 차단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이 기술은 기존 아파트에 적용되는 210㎜ 바닥 콘크리트를 250㎜로 시공하고 거실, 주방, 침실 등에는 기존의 30㎜보다 2배가량 두꺼운 60㎜ 두께의 바닥 차음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대림산업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바닥 차음재를 'e편한세상 수지', 'e편한세상 서창', 'e편한세상 신촌',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e편한세상 태재' 등 최근 수년간 신규 분양한 단지들에 적용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5월 롯데케미칼, 국내 건축회사 에스아이판과 공동 연구로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 최우수 등급인 1등급(경량충격음 43㏈ 이하, 중량충격음 40㏈ 이하)의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를 개발하고 이를 특허 출원했다.

새롭게 개발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는 두께 20∼30㎜ 완충재가 적용되는 기존 바닥구조와 달리 층간소음 완충재의 두께가 60㎜에 이른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스티로폼 단열재(EPS계)와 고무재질 완충재(EVA계)를 결합한 형태로 소음차단 성능을 월등히 향상시켰고 롯데케미칼의 소재 생산기술을 접목해 생산비용은 30%가량 절감했다.

한 대형 건설사 시공 관계자는 "층간소음이 사회문제로 번지면서 최근 실수요자들이 분양 상담할 때 많이 문의하는 내용 중 하나가 층간소음 문제"라며 "자연히 건설사들도 층간소음 저감 설계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겠지만, 입주민들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층간소음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라며 "특허기술과 자재 개발뿐 아니라 철저한 시공관리를 통한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