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부자 비결?…남들이 피하는 '물건'속에 '진주'가 있다
“경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고 꿈을 꾸십시오. 철저한 계획을 세워 장기적으로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집니다.”(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고준석 박사의 자산관리 멘토스쿨’이 지난달 30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문화관 2층 학명세미나실에서 ‘경매 드림 쇼(Dream Show)’를 열었다. 주말에 비까지 퍼부었는데도 250명의 멘티들은 세미나실을 가득 메웠다. 기존 멘토스쿨 참여자는 물론 한국경제신문 독자들도 참여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경매 강좌’라는 주제로 진행한 이날 강의는 쉬는 시간도 없이 3시간가량 이어졌다. 질의응답(Q&A) 시간에는 멘티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최근 ‘경매부자들(흐름출판사)’이란 책을 발간한 고 지점장은 경매로 부자가 된 실제 사례들을 들어가며 성공 노하우들을 짚어냈다. 특히 소개한 사례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평범했던 그들이 부자가 돼 가는 과정은 멘티들의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기피 물건도 꼼꼼히 살펴야

강원도 횡성에 사는 Y씨(46)는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면서 생활고를 경험했다. 대기업에 취직한 후에도 처자식과 동생들을 돌보느라 살림살이가 넉넉지 않았다. 그럼에도 은퇴 후에 ‘펜션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왕이면 싼 값에 땅을 마련하기 위해 경매 공부를 꾸준히 한 이유다.

그는 2002년 횡성 발교산 아래에 자리잡은 땅(29만3700㎡)이 3억6000만원에 경매에 나온 것을 발견했다. 수중에 가진 돈은 6000만원에 불과했지만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찾는 사람이 없어 7차(7549만원) 경매까지 떨어졌다. 서류상으로는 알 수 없었던 유찰 이유를 찾기 위해 Y씨는 현장으로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지목은 밭이었지만 자연석 돌로 가득차 농사도 지을 수 없는 황무지였다. 그러나 Y씨는 퍼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돌을 반출할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지목이 임야가 아닌 전인 까닭이다. 풍광 또한 마음에 들어 펜션 자리로 딱이다 싶었다.

8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7800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3000만원가량은 은행에서 빌려 조달했다. 소유권 이전을 마치자마자 돌부터 치웠다. 밭에서 캐낸 돌은 조경업자가 5000만원이나 주고 가져갔다. 그 돈으로 원금의 80%를 회수할 수 있었다. 유찰의 이유였던 애물단지 ‘돌’이 금덩이가 된 셈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땅값은 5배 이상 올랐다.

고 지점장은 “‘기피 물건’ 중에 숨은 진주도 있다”며 “경매에 따른 위험을 잘 해결해 자본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돈을 빌릴 때는 1금융권인 ‘은행’을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저축은행이나 사채보다 금리가 낮아서다. 이왕이면 주거래은행을 이용한다면 더 좋다고 한다. 금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설령 대출을 못받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은행의 문턱을 넘기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아야 하는 경우는 2금융권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대출을 많이 해주는 까닭이다. 고 지점장은 “낙찰에 성공하고도 잔금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는 만큼 사전에 입찰 예정 가격을 정하고 그에 맞는 자금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찰보다 ‘낙찰가’와 ‘자본수익’이 중요

고 지점장은 “경매에서 성공하려면 요즘 인기가 높은 중소형 아파트만 쳐다봐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경쟁이 심해 낙찰가와 급매물 가격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서다. 낙찰은 받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별 의미가 없다. 그는 “낙찰 성공 여부보다는 얼마나 싸게 낙찰받았느냐가 중요하다”며 “매력적인 법원 경매 상품으로 공장을 주목하라”고 전했다. 공장은 보통 감정가의 50~60% 선에서 낙찰되는데 인·허가가 필요없는 데다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고 지점장은 끝으로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반드시 소망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열정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그는 “꿈이 없는 사람에게 성취와 성공은 먼나라 이야기”라며 “돈이 없다고 툴툴거리는 건 부자가 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돈이 없기 때문에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고준석 박사의 자산관리 멘토스쿨’은 오는 13일까지 5기를 모집한다. 8월27일 개강해 5개월간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신한은행 청담역지점(02-3442-1047) 혹은 아이러브 고준석과 부동산 재테크(http://cafe.daum.net/gsm888) 카페로 하면 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