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 좋은 콘도에 와 있는 느낌이네요. "

광주광역시 광천 e편한세상 1층 아파트에 입주한 김모씨는 1층에만 제공하는 개인 테라스 공간에 매료됐다. 그는 "나무와 화초를 가꾼 정원에 파라솔을 놓으니 휴양지가 따로 없다"며 전용 84㎡ 아파트에 테라스 공간 38㎡까지 사용해 주거여건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아파트 1층이 달라지고 있다. 필로티(벽 없이 기둥만 있는 구조) 위에 지어 높이가 예전의 2~3층과 비슷해졌다. 층고를 높여 채광과 개방감을 확보하고 복층 공간까지 제공하는 단지도 늘었다. 미분양으로 남아 건설사들의 골칫덩이였던 아파트 1층은 지금 변신 중이다.

◆필로티 위가 대세

아파트 1층이 외면당한 이유는 사생활 침해 가능성 때문이다. 거실 창으로 집 안이 들여다보일 수 있다. 최근 아파트 설계 때 1층을 필로티 스타일로 비우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전농 · 답십리뉴타운 첫 분양 물량으로 관심을 모으는 '래미안 크레시티'는 1층 일부 가구를 필로티로 꾸며 입주자가 거주하는 공간은 2층부터 시작되도록 설계했다. 지하주차장을 덮고 그 위에 일부 가구를 배치,지상 3~5m 높이에 1층이 있다.

최근 분양한 서울 '강서 힐스테이트'는 37개동 중 30개동에 필로티를 도입했다. 지형에 따라 1층 높이가 3.5~9m로 다양하다. 내달 분양하는 서울 정금마을 이수힐스테이트는 15개동 중 5개동의 1~2층이 필로티다. 최근 인천 송도에서 분양된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도 필로티 높이가 6m다. 3층 높이에 1층을 넣은 셈이다.

◆개인 테라스 · 높은 층고

1층을 고급스럽게 꾸미는 단지도 늘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 '불광 롯데캐슬' 1~2층을 테라스하우스처럼 조성했다. 경사진 지형을 살려 필로티 위 1~2층을 테라스하우스 스타일로 설계한 것이다. 테라스 공간만 53~60㎡다.

광주 '광천 e편한세상'은 전체 동을 5.2m 높이의 필로티로 받친 뒤,1층 82가구에 38~72㎡의 테라스 공간을 제공했다. 입주자 취향에 따라 정원,휴식공간,자녀 놀이터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실내 층고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 당하동 '검단 힐스테이트 4차'는 1~2층 층고를 2.6m로 높였다. 기준층보다 분양가를 10% 낮춰 가격 혜택도 추가했다. 전농동 '래미안 크레시티'는 1층 전 가구의 층고를 2.4m로 확보했다. 동부건설이 최근 인천 귤현동에서 선보인 '계양 센트레빌 2차'는 1~2층 거실 창을 컬러 강화유리로 시공했다.

◆복층형 설계도 바람

1층에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GS건설은 흑석3구역 재개발 아파트에 복층형 다락방을 선보인다. 복층형 거실 부분 천장을 약 5m로 높여 그 위에 다락방을 놓는다.

지난달 대구 · 경북경제자유구역에서 분양한 '이시아폴리스 더샵 2차'는 1층 아래 공간을 서재,영화감상실,다용도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룸으로 설계했다.

분양가는 기준층이 3.3㎡당 640만원,스튜디오룸을 넣은 1층이 510만원대다.

아파트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발상의 전환과 아파트 설계 기술의 발전으로 1층이 중간층 못지 않은 인기를 끄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