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급등하고 집값이 오름세를 타면서 서울과 수도권에서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전세 세입자들의 주택 구입 계획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의 주택을 사겠다는 수요자들은 줄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 639명을 대상으로 올 3분기의 주택거래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향후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사겠다'는 응답자가 23.6%로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올 2분기(20.3%)에 비해 3.3%포인트,작년 동기(16.8%) 보다는 6.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특히 전세 거주자의 주택 구입 의사가 크게 높아졌다. 전세 세입자의 24.1%가 '집을 살 계획이 있다'고 답해 2분기(16.4%)보다 7.7%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전셋값 강세로 집을 조기에 장만해야겠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새 아파트 청약을 계획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향후 6개월 내 새 아파트 청약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는 23.8%로 2분기 대비 7.8%포인트 증가했다. 역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9월 이후 보금자리주택지구나 판교 · 광교신도시,서울 아현 · 흑석 등 재개발 지구에서 아파트 공급이 잇따라 청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과거 집값 상승을 주도한 서울 강남구 등 7개 버블세븐 지역에 있는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수요는 줄어들었다. 금융위기로 집값이 크게 떨어졌던 올 1분기 39.4%에 달했던 버블세븐 지역 주택매수 희망자 비율은 2분기 28.6%에 이어 이번엔 28.0%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부동산114 김한나 연구원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서울 강남권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지금 주택을 살 경우 단기 상투를 잡을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