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부는 분양시장에 청라지구 '복병'
4월에 전국에서 3만여가구의 신규 분양 아파트가 쏟아져 나와 관심을 끈다. 경기 불황 여파로 올 들어 이달까지 '분양 가뭄'이 계속돼 온 터라 "신규 분양 시장에 드디어 봄이 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4월에 공급이 예정된 신규 분양 아파트는 모두 3만401가구로 파악되고 있다. 작년 4월(1만9919가구)은 물론 올 1분기(1~3월) 전체 공급물량(2만967가구)을 웃도는 규모다.

◆청라지구 분양 제대로 될까

올해 수도권 최대 관심지로 수요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인천 청라지구에서만 다음 달 5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양도소득세 감면,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등 규제 완화와 맞물려 수요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다. 이곳은 정부의 '2 · 12대책'으로 입주 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100%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하지만 청라지구는 학교 용지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공급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학교 용지 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 한국토지공사와 인천시교육청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분양이 제때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인천교육청,토지공사,청라지구 분양업체 등이 30일 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타협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최악의 경우 국회에 계류 중인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분양이 '올스톱'될 수도 있다. 개정안은 토공 · 주공 등 공영개발 사업 시행자가 학교 용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다음 달 23일께 분양 계획을 세워놓고 준비 중이지만 학교 용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도 "5월29일 동시분양에 나설 예정이지만 학교 문제로 하반기로 연기될 수도 있다"며 "청라에서 연내 공급 예정인 1만2000여가구의 분양이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에서는 청라지구를 중심으로 6개 단지에서 총 5868가구가 선보인다. 주요 단지로는 △청라꿈에그린(한화건설) △청라한라비발디(한라건설) △청라호반베르디움(호반건설) △청라롯데캐슬 주상복합(롯데건설) 등이 있다.

청라꿈에그린(A7블록)은 10개동(30층) 1172가구의 대단지로 130~179㎡의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992가구의 청라한라비발비(A6블록)는 130~171㎡의 중대형으로 이뤄졌다. 회사 관계자는 "3.3㎡당 분양가가 11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청라 호반베르디움(A29블록)은 112㎡형 단일 면적으로 2134가구다. 4월 말 분양될 청라롯데캐슬(M블록)은 최고 43층 높이의 7개동(144~177㎡)으로 지어진다. 아파트 828가구를 먼저 일반분양한 뒤 오피스텔 498실은 나중에 공급한다.

◆서울 · 경기권 입지 좋은 곳 많아

서울에서는 강동 · 성동 · 마포 · 동대문구 등지에서 4833가구(6개단지)가 나온다. 모두 재개발 · 재건축 단지로 임대와 조합원몫을 빼면 일반분양 물량은 1251가구로 많지 않은 편이다. 다만 대부분 역세권 단지인 데다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중소형 주택도 포함돼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조합과 시공사 간 분양가 책정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분양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고덕I'PARK'(85~215㎡)를 분양한다. 이 회사가 올해 첫선 보이는 신규 분양아파트로 총 1142가구(일반분양 111가구)의 대단지다.

현대건설은 동대문구 회기1구역을 재개발해 힐스테이트 190가구(108~152㎡)를 내놓는다. 7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은 공덕동 금호동 신당동 등지를 재개발해 래미안 아파트를 공급한다. 일반 분양물량은 적은 편이다.

경기도에서는 12개단지,8250가구가 분양된다. 코오롱건설이 안양시 석수동 석수주공3차를 재건축한 '코오롱하늘채' 553가구(79~161㎡) 중 10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삼성건설도 의왕시 내손동에서 효성상아,라이프,한신빌라를 재건축한 '래미안에버하임' 단지(80~143㎡)를 공급한다. 696가구 중 154가구가 일반인 몫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