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8개월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는 이번주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주 대비 0.12%, 0.30% 올랐다고 9일 밝혔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다. 강동구도 0.06% 소폭 상승했으며, 서초구는 0.04% 내림세를 유지했지만 낙폭은 크게 둔화됐다는게 스피드뱅크의 설명이다.

서울시 전체적으로는 0.04% 하락했고, 경기(-0.12%), 인천(-0.06%) 지역도 내림세를 보였으나 지난주보다는 하락 폭이 둔화됐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서울지역이 0.32% 올랐다.

스피드뱅크는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 규제 완화 소식과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가 검토되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졌다"며 "기존에 나온 저가 급매물은 대부분 매수자들이 회수했고, 남아있는 매물은 호가가 급등하는 등 정책 움직임에 따라 재건축 시장이 요동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회복 불확실성 때문에 거래를 주저하면서도 강남 아파트값이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수 문의도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송파구의 경우 제2롯데월드 건설이 사실상 허용되면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단지별로 보면 개포주공4단지 49㎡는 한 주 동안 1500만원 오른 8억3000만~9억원, 대치동 은마 102㎡는 4500만원 오른 8억~9억원, 잠실주공5단지 112㎡는 5000만원 오른 9억5000만~10억원 선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하락한 지역은 영등포구(-0.34%), 관악구(-0.31%), 동대문구(-0.24%), 강서구(-0.21%), 노원구(-0.16%), 양천구(-0.16%), 성동구(-0.13%) 등이다. 대체로 강서지역이 내림세를 주도한 가운데 영등포구는 비교적 고가 아파트가 많은 당산동 일대가 크게 떨어졌다. 삼성래미안4차 158㎡가 6000만원 하락한 8억5000만~9억원 선에 거래 가능하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109㎡는 1500만원 하락한 3억7000만~4억3000만원,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래미안 105㎡는 2000만원 하락한 3억8000만~4억3000만원 선에 각각 시세를 형성했다.

신도시는 분당(-0.53%), 일산(-0.16%), 평촌(-0.07%) 순으로 하락했다. 분당은 지난 주보다 하락폭이 세 배 가량 커진 가운데 야탑동 일대 전용면적 기준 85㎡이하 아파트에서 3억원 후반대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으며, 목련한신 99㎡는 2500만원 하락해 3억8000만~4억5000만원 선에 거래 가능하다. 반면 일산과 평촌은 내림폭이 크게 줄었다.

경기는 하남시가 -0.37%로 나타나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어 화성시(-0.36%), 의왕시(-0.29%), 성남시(-0.27%), 안산시(-0.23%), 평택시(-0.20%), 안양시(-0.19%), 군포시(-0.16%), 과천시(-0.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남시는 잠실 입주물량 과다로 신규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입주 1년 미만 단지의 경우 현재 시세와 분양가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약세를 보였다. 풍산동 동원베네스트 108㎡는 1500만원 하락한 4억2000만~5억원 선이다. 화성시는 판교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낙폭이 더욱 커졌다.

인천은 내림폭이 다소 둔화됐다. 구별로는 남구(-0.14%), 서구(-0.13%), 남동구(-0.13%) 등이 하락했는데, 남동구는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소형아파트의 낙폭이 특히 컸다. 간석동 금호 76㎡는 1000만원 하락한 1억5000만~1억7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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