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해제.용적률 상향 기대감에 20% 올라

부동산 시장에서 매도 호가와 매수 희망 가격 사이의 공백이 커지면서 거래가 실종되고 있다. 5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매도 호가가 급반등하고 있다. 재건축 용적률 상향,투기지역 해제 임박 등 규제완화 기대감을 업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밀어올리고 있어서다. 반면 지난해 말부터 탐색에 나섰던 매수자들은 호가 급등에 부담을 느끼면서 관망세로 돌아섰다.

서울 재건축 집값의 바로미터 중 하나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31평형)는 지난달 7억1000만원에 팔렸지만 새해 들어 호가만 8억~8억5000만원까지 뛰어 올랐다. 대표적 재건축 용적률 상향 수혜 단지로 꼽히는 강남구 개포 주공아파트 매도 호가도 일주일 새 주택형별로 2000만~3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이는 최근 서울시가 재건축 용적률을 법적 상한선까지 올려주기로 한 데다 강남 3개구 투기지역 해제 등 규제완화 기대감,최근의 저금리 기조 등이 맞물리면서 집주인들이 집값을 더 받고 팔기 위해 호가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수요자들이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하면서 강남권 중개업소마다 매수 문의가 늘어난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집주인들의 호가 올리기가 이어지자 지금을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강남 입성 시기를 저울질하던 매수자들은 오히려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대치 은마아파트 인근 씨티로드공인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매수 희망자들은 대부분 7억원대 매물을 찾고 있는 반면 매도 호가는 이보다 1억원 이상 비싸 거래는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잠실 3 · 3부동산 관계자도 "일주일 새 호가가 갑자기 2000만~5000만원씩 오르자 매수자들이 의아해하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매도 호가가 재차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사업본부 부동산팀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최고가 대비 20%는 떨어져야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데 최근 일부 급등한 가격으로는 투자 메리트가 적다"며 "반짝 상승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작전세력이 개입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잠실동 트리지움(옛 주공 3단지) 인근 S공인 대표는 "트리지움은 아직 저점 수준의 매물이 남아 있다"며 "일부 단지에서 작전세력이 호가를 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규호/임도원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