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4일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해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기로 합의함에 따라 부동산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기준시가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종부세를 매김에 따라 고가 주택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세 부담을 의식한 급매물도 나올 것으로 보여 강남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거래세율이 내년부터 인하될 예정이어서 연말까지는 지금의 `거래실종' 분위기가 심화되겠지만 내년 이후에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종합부동산세로 세금 부담 늘어 = 주택거래신고제, 내신입시 위주의 새 대입제도 도입, 개발이익환수제 등으로 위축된 강남권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세청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재산세를 매기게 됨에따라 건축비가 싼데다 평수는작으면서 값은 비싼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세금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종부세로 다주택 보유자들의 세 부담이 늘어나 이를 의식한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강남의 경우 45평 이상 아파트는 대부분 종부세 부과 대상인 기준시가 9억원 이상에 해당된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실거래가 11억원 이상 아파트는 강남을 중심으로 총 100여개 단지 2만3천여가구에 이른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보유자들이 절세를 위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이 가족에게 주택을 증여, 분산시키거나 법인 소유로 전환하는 등 벌써부터 세금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실제로 매물로 나오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종부세를 피하기 위해 다주택 보유자들의 경우 증여를 꾀하고 재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토지와 주택으로 분산해 다양화 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유세 증가 상한선을 올해 세금의 50%로 제한함에 따라 `집부자'들이 세금 증가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거래세 인하로 시장 활성화 전망 = 거래세 인하로 시장은 다소 활기를 찾을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택거래신고제로 현재 실거래가로 지금도 취.등록세를 신고하는 강남지역의 경우 한결 숨통이 트이며 분양가를 기준으로 거래세를 납부하는 신규 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는데도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연말까지는 실수요자들이 거래세 인하를 기다리며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 침체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래세 1.2% 포인트 인하로는 지금의 시장 분위기를 띄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가령 3억원짜리 아파트를 거래할 때 내는 세금은 현행 1천740만원에서 1천440만원으로 300만원 정도 완화되는데 지금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 정도 부담 완화로는 실수요자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보유세 인상으로 구매력 있는 사람들의 수요가 묶일 것으로 전망되며 실수요자들은 시장이 살아난다는 조짐이 없는한 거래세가 다소 낮아졌다고 해도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김희선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