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아파트 분양시장도 사실상 선시공·후분양제와 다름없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아파트 공급제도 개선과 관련,'선시공·후분양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주택업계는 "이미 시장에서는 사실상의 후분양제가 보편화돼 가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계약금 인하와 중도금 무이자 대출알선 및 중도금 이자 후불제 등의 실시로 분양대금의 80% 이상(계약금 20%만 뺀)을 입주 시점에 내도록 돼 있어 후분양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의 분양시장도 계약만 시공 전에 이뤄질 뿐 집값 지불방식에서는 실질적으로 후분양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통상 분양대금은 '계약금 20%,중도금 60%,잔금 20%'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계약금은 최근 들어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다. 아파트에 따라 전체 분양대금의 10% 또는 5%만 계약금으로 받는 곳이 늘어나는가 하면 '계약금 5백만원'으로 못박은 곳도 등장하고 있다. 중도금도 마찬가지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은 지난해부터 일반화되기 시작,대부분의 분양단지에서 적용하고 있다. 대출도 건설회사가 알선해 준다. 실제로는 건설회사의 신용을 담보로 중도금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계약금과 중도금이 사라지거나 비중이 크게 낮아지면 잔금이 곧 분양대금을 의미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적어도 집값 지불방식에서는 후분양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