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집값안정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의 사용가치라고 할 수 있는 전세가가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매가만 상승곡선을 그리기는 힘들며 주택가격이 정점을 지나 안정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전세가, 매매가 못 쫓아간다 : 26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뱅크에따르면 지난해 11월 최고 수준에 올라섰던 서울시내 아파트의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은 올들어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최근에는 그 비율이 더욱 낮아졌다. 지난해초 56.7%였던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은 11월 중순 60.6%까지 올라섰으나올초 58%대로 낮아진 이후 7월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달말 57.8%, 25일현재 56.8%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지난해 8월과 올 1~3월 집값 급등시기에 매매가와 함께 전세가가 가파르게동반상승했으나 지난달 급등시기에는 매매가 상승과 전세가 안정이라는 차별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아파트 매매가가 3.1% 상승할 때 전세가는 3.8%로 상승폭이 오히려더 컸으며 올 1~3월 매매가가 9.3% 뛰어오를 때 전세가도 6.7%의 상승폭을 보여줬었다. 그러나 지난달초부터 이달 11일까지 매매가가 4.4% 오를 때 전세가는 1.8% 상승에 그쳤으며 최근 2주새는 0.3% 하락하기까지 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9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2월과 7~8월 이사철에 전세가 상승률은 4~7%대를 오가며 매매가를 뒤쫓아갔으나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지기는이번이 처음이다. ◆ 매매가 추가상승은 '거품' : 부동산뱅크의 김용진 편집장은 "주택시장에서실수요를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인 전세가가 오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매가만오르는 상황이 지속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아파트의 생활편의성이 뛰어나긴 하지만 다가구.다세대주택, 주상복합, 주거용오피스텔 등으로 서울시내에 주택물량이 풍부하게 공급된 상황에서 매매가만 '나홀로 상승'을 계속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특히 강남지역의 낮은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은 이 지역의 투자수요를 잠재우는데 한몫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11월 51%였던 이 지역의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은 현재 44%까지 떨어진상태여서 전세를 끼고 강남아파트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매매가에는 투자수요가 가세하며 가격을 왜곡할수 있지만 전세가는 실수요를 정확히 반영하는 척도"라며 "매매가가 추가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그 상승분은 언젠가 꺼질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