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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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이 자원봉사자 모집 과정에서 '열정페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열정페이'를 비판하며 관련 제보를 요청한 글이 재조명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달 경남 양산군 평산마을 사저 부근에 문을 연 평산책방은 8일 열정페이 논란이 일자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며 자원봉사자 모집을 철회했다.

앞서 평산책방은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8개월간 오전과 오후 각각 4시간씩, 종일 8시간 자원봉사 할 사람 50명을 선착순으로 받는다면서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올린 바 있다. 해당 공고에는 급여 대신 평산책방 굿즈, 점심 식사 및 간식 제공을 한다고 알렸다. 특히 점심 식사는 8시간 근무하는 '종일 봉사자'에게만 제공된다고 공지했다.

이에 온라인에선 "나랏돈은 펑펑 쓰다 자기 돈은 쓰려니 아깝나?",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호소해도 최저임금은 마구잡이로 올리더니 최저임금은커녕 아예 돈을 안 주겠다는 거냐?" 등 비판이 쏟아졌다. 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물론 친야(親野)권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들은 평산책방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왜 공고를 이상하게 내어서 문프(문재인 대통령)를 욕 먹이냐", "문재인 대통령님 명예에 그릇되는 일은 피해달라" 등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과거 페이스북 글. /출처=이재명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과거 페이스북 글. /출처=이재명 페이스북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선 이 대표의 6년 전 페이스북 글이 소환됐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1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정페이 작살내겠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열정페이' 사례를 제보해 달라고 지지자들에게 부탁한 적이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열정페이란 재능있는 청년들에게 열정을 구실로 무임금 혹은 아주 적은 임금을 주면서 헌신을 강요하며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라며 "저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재능을 착취당하는 젊은이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열정페이 피해를 본 분들은 저에게 댓글과 쪽지로 사례를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놓고 "평산책방을 여기에 신고하면 되는 거냐"면서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도 비판에 가세했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님, '열정페이 미수' 문재인 전 대통령을 제보합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은 정작 자신이 만든 책방에서는 제대로 된 대가 없이 노동력을 착취하려 한 것이다. 논란이 강하게 일자 모집을 철회하며 '열정페이 미수'에 그쳤다"면서 "이런 문 전 대통령의 '열정페이 미수'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직접 확인하고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