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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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십억 원대 암호화폐(코인) 투자 논란이 불거진 후 여권을 중심으로 과거 저렴한 운동화를 신고 다닌 것 등을 두고 '서민 코스프레'라는 공격이 나오자 "평생을 짠돌이로 살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생을 짠돌이로 살았는데, 40년째 코스프레 한다는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평생을 검소하게 절약하며 살았던 모습들이 결국은 위선이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서민 코스프레했다는 비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코인 거래를 하는 동안 6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기도 했으며, 그사이에 과세를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는 게 알려져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켰다.

김 의원은 "학생 때부터 절약하면서 살았고, 아끼고 아껴 남은 돈은 남에게 베풀려고 노력했다"면서 20년째 같은 안경을 쓰고 변호사시절에도 아버지로부터 차를 물려 받아 24만㎞를 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저한테는 아끼고 아꼈지만, 후배, 제자, 지인들에게 쓸 때는 항상 넉넉하고 기쁜 마음으로 아낌없이 나눴다. 진짜 팍팍 썼다"면서 "한평생을 이렇게 살았는데 어떻게 '서민 코스프레'란 말이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72억 자산가 김건희 여사가 3만 원짜리 리퍼를 사면 '완판녀'가 되고, 민주당의 김남국이 3만원짜리 운동화를 신으면 '서민 코스프레'가 된다. 국민의힘 이준석이 하면 '자랑'이 되고 김남국이 하면 '논란'이 된다"며 "심지어는 '민주당이니까' 잘못이라고까지 말한다. 정치적 공세이고 이중잣대일 뿐"이라고 여권을 향해 쏘아붙였다.

전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60억 상당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구멍 난 저가 운동화'를 신는다고 하고 '한 푼 줍쇼'라며 눈물겹게 후원금을 구걸하며 보여 준 약자 코스프레의 이중성에 입을 못 다물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정치를 내세우면서 코인 거래로 일확천금을 꿈꾸었다면 국회의원은 그만두고 아예 돈 투기 전선에 나서는 게 옳지 않겠나"라면서 "그걸 또 과세 유예하는 데 앞장까지 섰다면 입법권의 행사가 아닌 자기 재산 보호를 위한 입법권의 오·남용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직격했다.

김 의원의 해명에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행위를 자체 조사 하겠다고 나섰다. 환영한다. 그러나 꼬리 자르기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김남국 의원과 민주당은 거래 내역 중 유리한 일부만 공개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당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코인 및 주식 거래 내역 전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시라"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