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15년 한·일 양국이 체결한 위안부 합의에 대해 17일 “유효한 합의로 존중한다는 입장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외교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이전 정권도 존중한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피해 사실을 증언하면서 공론화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베 신조 정부와 위안부 합의를 맺었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설립한 화해·치유재단에 10억엔을 기부했고 아베 전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했다. 한국 정부는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된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피해자 일부가 합의에 반발하고, 일본 극우 정치인들이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를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는 이듬해 “피해 당사자의 합의를 반영하지 않은 2015년 합의는 진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정부가 출연한 기금 10억엔은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고 재단은 해체했다. 다만 위안부 합의가 양국 간 공식 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위안부 합의 자체는 존재하지만 실제 내용은 집행되지 않고 있다. 해당 문제가 언제든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암초로 평가되는 이유다. 대법원이 2018년 강제징용 확정 판결을 내리며 한·일 관계의 중심에서 잠시 밀려났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다시 현안으로 떠올랐다. 기시다 총리는 2015년 외무상으로서 아베 총리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합의안 체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 “어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든 독도 문제든 논의된 바가 없다”고 공지했다.

정부 당국자는 “향후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합의에 담긴 정신,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존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