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종부세 부담 완화·반도체산업지원법…野 노란봉투·양곡관리법 등 중점 추진
'김건희 특검'에 '문재인 증인 채택' 맞불 …양당 원내대표 상견례서 '언중 유골'도
정기국회 본궤도, 여야 '전운' 고조…입법·특검 등 곳곳 뇌관(종합)
정기 국회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여야가 입법·국감·예산 등을 놓고 21일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나란히 '민생'을 기치로 내걸면서도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기 국회에서 국정 수행을 뒷받침할 각종 입법과 예산 처리를 다짐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의 독주를 저지하는 한편 거야(巨野)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겠다는 방침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이른바 '김건희 특검' 등 뇌관이 산적해 있다 보니 이번 정기 국회에 드리운 전운이 더욱더 짙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이번 정기국회의 키워드를 '약자·민생·미래'로 제시하고 중점 추진할 '100대 입법 과제'를 발표했다.

이에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와 관련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반도체 산업 지원 목적의 국가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납품단가 연동제 등을 중점 법안으로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기초연금확대법·노란봉투법·양곡관리법 등을 정기국회 중점 7대 입법과제로 선정했다.

다만, 조특법의 경우 민주당이, 노란봉투법 및 양곡관리법 등은 국민의힘이 각각 난색을 보이는 등 양당 간 주요 쟁점 법안 처리에 이견이 산적해 원만한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기초연금확대법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표가 직접 민주당에 추진을 주문하기도 한 법안"이라며 "이 외에도 양곡관리법과 납품단가연동제 등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정한 7대 우선 추진 과제들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썼다.

그러나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후보군에 거론되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SNS에 민주당의 7대 입법 과제에 대해 "상당수는 국가재정을 파탄 내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악법"이라며 "예컨대 기초연금확대의 경우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하면 2030년에는 50조원 이상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수적 우위를 활용한 단독 처리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정국 급랭과 역풍 우려가 있다 보니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로 꼽힌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 등을 규명할 국정조사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규명할 특별검사법(특검)도 이번 정기 국회의 주요 뇌관이다.

정기국회 본궤도, 여야 '전운' 고조…입법·특검 등 곳곳 뇌관(종합)
민주당은 이미 국정조사 요구서와 특검 법안을 제출했지만, 국민의힘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보니 실제 성사될 확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민주당은 상임위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서해 공무원 피살·탈북어민 북송 등 사건을 추궁하겠다는 '맞불 카드'를 내놨지만, 이 역시 민주당에서 펄쩍 뛰며 반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이번 정기 국회의 암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부산 벡스코에서 주재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에서 확실히 초부자 감세와 서민 예산 삭감을 저지하겠다"며 "서민 삶을 악화하는 잘못된 예산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당권 주자 후보군인 국민의힘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나라 곳간이 거덜 나든지 말든지 국가가 당뇨병에 걸리든지 말든지 아랑곳하지 않고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달콤한 솜사탕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는 민주당은 그야말로 '국정 민폐' 정당이자 국민 혈압 오르게 하는 '국민 고혈압'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신임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출신의 김진표 국회의장과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잇달아 찾았다.

지난 19일 당선된 주 원내대표의 취임 인사를 겸한 상견례 성격의 자리였지만, 시기가 시기다 보니 정기 국회 상황과 관련한 뼈 있는 말들이 오갔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주 원내대표의 예방에 "민생경제법안 등을 진행하면서 과거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극한상황이 되면 (국회가) 마비된다"며 여야 간 협치를 주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예방 후 기자들에게 특정 법안에 관해 얘기하진 않았다면서도 "의장을 처음 뵙고 '의장께서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국회를 이끌어달라', '국회가 상생, 협치의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조정하고 중재해달라'는 부탁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주 원내대표가 방문한 자리에서 "'선거에서 졌음에도 반성 없이 정부·여당의 행보에 협조해주지 않는다'는 발목잡기 프레임으로 민주당을 몰아가는 거 아니냔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며 "야당이 하는 일을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치부하지 않고 경청하면서 접점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야 간 국회 관계가 어느 때보다 편치 않을 상황이 많아 우려가 크다"면서도 "민주당은 얼마 전까지 여당을 하던 당인만큼, 서로 입장을 바꿔 역지사지하고 국민·국가에 도움 되는 게 무엇일지 머리를 맞대면 해결책이 나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