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심 다해 낮은 자세로 모시겠다"
지지율 상승 이낙연측, 정세균 캠프 일대일접촉 시작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하차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그 지지층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구애 경쟁에 들어갔다.

정 전 총리가 얻은 누계 득표는 4.27%에 그쳤지만, 범친노·친문과 전북을 아우르는 그의 상징성은 적지 않아서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복잡한 셈법 속에 손익계산에 분주한 배경이다.

후보는 물론 캠프 실무진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정 전 총리 세력을 최대한 붙잡기 위한 물밑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丁心은 어디로…손 내미는 명낙 구애경쟁(종합)
호남에서 대선 본선행의 쐐기를 박으려는 이 지사는 14일 공개 러브콜을 보냈다.

이 지사는 전북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정 전 총리가) 여러모로 아프실 거라서 지금 말씀드리기는 그렇다"면서도 "(모실) 의지는 당연히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

성심을 다해 낮은 자세로 잘 모시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이 지사는 조만간 정 전 총리와 직접 연락하고 만남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낙마한 '패장'의 심경을 헤아린다는 취지에서 다가가는 방식과 시기 등을 놓고 참모진의 조언을 구하는 등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실무진들도 구애에 동참했다.

열린캠프 소속 위성곤 의원은 이날 SNS에 "선배님의 뜻을 이어 제4기 민주 정부 수립, 민주당 대선 승리, 정권 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썼다.

이 전 대표 진영도 분주히 움직이며 표 끌어오기에 진력 중이다.

이낙연 캠프 측 관계자들은 정 전 총리가 후보직을 내려놓은 13일 저녁부터 캠프 핵심 실무진들과의 개별 접촉을 시작했다.

이 전 대표 측인 전혜숙 최고위원은 이날 SNS를 통해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이낙연 후보와의 인연으로 캠프에 합류해서 도와드리지 못한 죄스러움이 너무 크다.

존재만으로도 민주당의 큰 힘이시다"라고 정 전 총리를 추켜세웠다.

내부에서는 의원직 사퇴 강수를 두며 상승세를 탄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을 정 전 총리 지지층 흡수로까지 끌고 가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당장 이날 발표된 윈지코리아의 민주당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전 대표는 23.9%의 지지율을 얻으며 이 지사(29.6%)를 오차범위 내 바짝 쫓았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처럼 공개 러브콜을 보내는 대신, 조만간 정 전 총리에게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도와달라는 의사를 전하기 위한 차원의 만남을 추진 중이라고 캠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丁心은 어디로…손 내미는 명낙 구애경쟁(종합)
다른 주자들도 정 전 총리 표를 끌어와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측은 '검찰개혁'을 고리로 정 전 총리와의 연관성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전 총리가 마지막에 소리 높여 외친 것이 검찰개혁"이라며 "그 유지를 이어받을 사람은 추 전 장관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은 정 전 후보가 중도하차를 발표한 전날 저녁 곧바로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총리를 향해 "마음 추스르시고 시간이 허락되실 때 따스한 밥 한번 사달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캠프 실무진은 이날 오후 정 전 총리 참석 아래 해단식을 열었다.

캠프 관계자는 "의원들끼리는 추석 전에 한 번 보려고 일정을 맞추고 있다"며 "의원들의 타 캠프 합류 가능 여부에 대한 논의는 이때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