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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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내 지지율이 3개월 만에 50%대가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경선 기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치고 올라오면서 여당 지지층 사이에도 균열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로 결선행(行) 피하려던 이 지사 측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발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이 지사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 지지율은 49.6%를 기록했다. 지난달(52.7%)보다 3.1%포인트 빠지면서 50%대가 붕괴됐다.

이 지사는 민주당 내 대선주자 가운데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자, 2위 주자인 이 전 대표의 고향인 호남에서도 이 전 대표를 앞서 왔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이 지사의 전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여당 지지층 지지율도 동시에 내리는 모습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검증을 거치면서 이 지사가 안정감 측면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이 전 대표의 여당 지지층 지지율은 회복세를 보였다. 이 전 대표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21.8%에서 30.8%로 30%대를 회복했다.

이 전 대표는 전체 여론에서 7.2%포인트 상승한 15.6%를 기록했는데, 여당 지지층 내에선 9%포인트 올랐다. 여당 지지층이 이 지사에서 이 전 대표로 지지하는 후보를 바꾼 것과 동시에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기존 지지층이 복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중요한 것은 민주당 경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선 경선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할 계획이다. 특정 후보가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1, 2위 후보만 따로 결선 투표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현재 1위 주자인 이 지사는 과반을 확보해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하는 전략을, 이 전 대표는 결선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전략을 각각 펼치고 있다. 여당 지지층의 표심에 따라 경선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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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은 강한 설전을 이어갔다. 이재명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대변인이었는데 그 후에 탄핵 과정에 참여했다"며 '노무현 탄핵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본인 행보에 대해 솔직해야 한다. 구렁이 담 넘듯 하면 안 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지키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전 대표 측은 경기도 산하기관 임원이 SNS에서 이 전 대표를 집중적으로 비방했다는 의혹을 이른바 '이재명 SNS 봉사팀'의 불법 여론조작 사건으로 규정하며 공세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전날 "도지사가 인사권을 갖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면 더 큰 문제"라며 "(이 지사가 모르는 사람이라면) 도정 농단 세력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