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조" vs "민주시민으로서 필요" 4시간여 질의·답변 진행
수개월째 표류하던 일제 잔재 청산 조례안은 수정안 통과시켜
학생의회 조례안 두고 경남도의회 교육위 격론…끝내 심사보류

학생자치 활성화와 학생의회 구성 등을 명시한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자치 및 참여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이 12일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찬반 격론 끝에 결국 심의 보류됐다.

이날 열린 제385회 도의회 임시회 제1차 교육위원회에서는 해당 조례안에 대한 질의·답변이 오전과 오후에 걸쳐 4시간여 동안 이뤄졌다.

이병희 의원은 "입법 고문 중 1명은 조례안이 사립학교장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례안 적용대상을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공립학교로 규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조례안의 법률적 문제 부분에 대해 집행부가 법률고문의 자문을 받아서 추진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조영제 의원은 "초·중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학생의회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이겠느냐"며 "각 학교 교장에게 의견을 물어봐도 대다수가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성미 의원은 "부산에서도 관련 조례를 입법 예고했을 때 '학생은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기 위한 역량을 학습해가는 과정에 있으므로 학부모와 교사의 지도가 필요하지 공적영역에서 참여권을 행사할 시기가 아니'라는 의견이 접수된 바 있다"며 조례안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냈다.

찬성 측 발언도 이어졌다.

송순호 의원은 "조례 규정이 학교장에게 새 의무나 부담을 지게 하는 강제 규정이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현 조례안에는 사립학교의 자율성이나 독립성을 침해하는 부분은 없다"며 "강제 규정이 아니라 "∼노력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김성갑 의원도 "교육에 관련된 사안들이 정치쟁점화되는 데 대해 심히 우려스럽다.

계속해서 (조례안 반대 측으로부터) 문자폭탄부터 전화까지 받고 의원실로도 찾아오는 걸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상열 의원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향상하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측면에서 조례가 이른 시일 안에 시행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질의·답변이 장시간 팽팽히 이어지자 오후 한 차례 정회 끝에 6월 말까지 심사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 조례안은 오는 7월 열리는 제387회 임시회 때 다시 심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앞서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사천·진주 건강한사회국민포럼 회원들은 이날 오전 도의회 현관 앞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차례로 열고 "학생들에게 과도한 권한을 주는 데는 문제가 있다"며 조례안의 즉각 폐기를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교육위는 수개월째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던 '경상남도교육청 일제 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안' 수정안을 이날 통과시켰다.

해당 조례안의 수정동의를 제안한 이상열 의원은 "(수정안은) 친일·반민족 정의를 명확히 하고 일부 조항을 신설, 변경, 수정하는 등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수정안은 친일 대상을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행위로만 한정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 인명사전은 4천389명을 친일 인사로 규정하지만, 특별법상 친일·반민족 인사는 1천6명에 불과하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