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는 역사 바로세우기 사업의 하나로 잊혔던 역사의 현장 4곳을 추가로 발굴해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새로 안내판이 설치된 곳은 ▲ 이태원 옛길(두텁바위로 54-99 국군복지단 입구) ▲ 찬바람재(녹사평보도육교 위) ▲ 용산기지 미군장교숙소 부지(서빙고로 221 입구) ▲ 조선 육군창고(한강로1가 1-1 용산공원 갤러리 입구)다.

이태원 옛길은 한양과 부산을 잇는 옛 영남대로의 일부로, 조선통신사 사행로로 쓰이기도 했다.

러·일전쟁 이후 일본군이 용산에 군기지를 세우면서 옛길이 끊겼고 현재는 용산미군기지 20번 게이트가 길을 막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옛길 등 역사현장 4곳 안내판 설치
찬바람재는 남산과 둔지산(용산미군기지 내 위치) 사이에 있는 고개로 한국전쟁 직후 유엔한국재건단(UNKRA) 콜터 장군의 동상이 있던 곳이다.

조선 육군창고는 1908년 일본군이 만든 시설이다.

일본군사령부와 한반도 전역에 이르는 군 보급기지 역할을 했다.

미군 주둔 이후에는 주한미군 보급소가 됐으며 1960년대 미군위문협회(USO)가 들어와 한국 대중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용산기지 미군장교 숙소 부지는 1986년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부지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군 임대주택을 지은 곳이다.

새로 설치한 안내판은 가로 48㎝, 세로 170㎝ 크기로 전문가 자문 및 국립국어원 감수를 거쳤다.

용산구는 지난해부터 ▲ 경천애인사 아동원 터 ▲ 건국실천원 양성소 터 ▲김상옥 의사 항거 터 ▲ 손기정 선수 옛집 등 15곳에 안내판과 벤치를 설치했다.

용산구는 연말까지 안내판을 5개 추가 설치하고 내년에는 5∼7개 주제로 탐방코스를 만들어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조선 시대 수운의 중심지이자 근현대 상공업, 군사도시로 개발된 용산은 발길 닿는 곳곳이 역사의 현장"이라며 "잊힌 역사를 발굴, 지역 곳곳에 이야기를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