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원의 여의도 백브리핑
'경유세 인상' 다시 공론화…기후환경회의 이어 국회 예산처도

경유세 인상이 다시 공론화되는 움직임입니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에 이어 국회 예산정책처도 경유세 인상 논의를 꺼내들었습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7일 발간한 보고서 '한국경제의 구조변화와 대응전략'에서 "유류세율 조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우선 장기적으로는 탄소세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탄소배출이 많은 에너지에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탄소세를 도입하는 경우 에너지세제의 교정적 가격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한국의 에너지세제는 개별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자동차세, 지역자원시설세 등으로 구성되고 각종 부담금이 추가로 부과되어 복잡한 체계를 취하고 있으나, 탄소세는 에너지원의 탄소함유량을 과세표준으로 함에 따라 세율체계가 단순하다는 장점을 내세웠습니다.

탄소세는 거의 모든 에너지원에 과세하여 경제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큽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 때문에 탄소세 도입에 앞서 한국 에너지소비에서 비중이 큰 유류세율 조정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두가지 안을 제시했습니다. 1안은 한국의 현행 유류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율과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2019년 6월 현재 한국의 수송용 연료 중 휘발유 세율은 OECD에 비해 높으나, 경유와 부탄의 세율은 낮다고 합니다. 휘발유에 매기는 유류세를 100으로 볼 때 경유에 붙는 세금은 85로, OECD 평균 90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안은 종량세인 개별소비세에 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한국 에너지세제는 종량세이므로 인플레이션이 반영되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실효세율이 감소하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휘발유, 경유 및 부탄에 대한 세율은 약 10년 이상 현행 세율이 유지되고 있는데, 한국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률을 계산하면 2010~2019년 동안 약 15%로, 이를 적절하게 반영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저감위원회 수송·생활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의찬 세종대 기후환경융합과 교수도 지난 6월 국가기후환경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경유차 배출가스는 위해성이 높아 건강에 위험한데도 저렴한 경유 가격으로 경유차 선호는 높은 실정"이라며 경유세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토해 왔으나 번번히 무산된 경유세 인상이 정권 막판에 과연 다시 추진될까요. 이번에도 역시 자동차 운전자들의 반발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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