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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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단독 원구성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복귀여부·시점을 두고 통합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가능한 빨리 복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다수지만 주 원내대표는 여전히 응답하지 않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현재 모든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충청 지역의 한 사찰에 칩거 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함께 사퇴 의사를 밝힌 이종배 정책위의장 역시 기존 스케쥴을 모두 취소하고 외부활동을 멈춘 상태다. 현재로서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모두 복귀여부와 시점에 대한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일단 주 원내대표를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성일종 통합당 비대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비대위원장 지시로 전날 주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복귀를 요청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 의원은 “현재로선 당장 복귀할 생각이 없는 것 같지만 계속 설득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당 의원들 대부분은 실제 지도부 사퇴로 이어져 원내지도부를 재구성할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김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당내에서도 주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 기류가 상당히 강하다고 알려졌다. 결국 주 원내대표의 복귀는 시간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주 원내대표의 복귀 시점과 관련, 적어도 민주당이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예고한 이달 19일 본회의 전에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본회의 전에 복귀해 원내투쟁에 나선다해도 지난 15일에 벌어진 일방적 원구성에 끌려가는 모습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이러한 장면을 다시 한번 연출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리더십에도 타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앞으로의 원내투쟁 방안을 충분히 구상한 다음에 돌아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주 원내대표가 주말까지 휴식기를 갖고 그 이후 국회에 복귀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문제는 복귀 이후다. 우선 원구성 문제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통합당은 상임위원회를 배정받은 전 의원이 사임계를 제출한 이후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1대 국회 내내 상임위에 불참하는 건 불가능하다. 민주당이 양당의 충돌 지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다시 양보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어느 시점에는 상임위 복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출구전략을 마련할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