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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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판사 재직 시절 사법농단 사태로 인해 겪었던 공황장애가 재발했다며 건강 회복을 위해 의정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6일 개인 SNS에 "총선이 끝나고 국회 개원을 맞이한 오늘까지 저는 말 못 할 고통과 싸워 왔다"며 "정신의학적으로는 절대 안정을 취하고 우선은 일을 멈춰야 한다"고 글을 적었다.

이 의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심의관 발령을 받은 뒤 공항 장애를 겪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까지 한 달 가량 동안 정신적 고통과 극심한 불안 등 공황증상을 경험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정치참여 결정을 하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3월 말 공황증상이 다시 시작됐다"며 "입당 및 공천 과정에서 사법농단 당시를 둘러싼 논란과 터무니 없는 곡해가 난무하면서 채 아물지 않은 3년 전의 상처가 다시 떠올라 무척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번 의정 활동 중단이 사퇴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다"며 "초심을 간직한 이탄희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비례전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해 총 180석의 의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한 의석수였다.

하지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소수 정당 몫으로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한 비례대표들이 제명을 통해 소속 정당으로 돌아갔으며,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으로 양정숙 의원이 제명되면서 177석으로 줄었다. 이 의원까지 의정 활동을 중단함에 따라 표결이 가능한 민주당 소속 의원은 176명이 됐다. 3석을 확보하고 있는 열린민주당과 합당 혹은 연대 하더라도 180석에 1석 부족한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정의당 등 타 당이나 국민의당 출신으로 전북 남원·임실·순창에서 당선된 이용호 무소속 의원 등과 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