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울산시 남구 옥동 울산보훈지청 사전투표소에서 줄을 길게 늘어선 유권자들이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자 우산을 꺼내 쓰거나 그대로 비를 맞으면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오후 울산시 남구 옥동 울산보훈지청 사전투표소에서 줄을 길게 늘어선 유권자들이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자 우산을 꺼내 쓰거나 그대로 비를 맞으면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1일 최종 사전투표율(누적 기준)은 26.69%로 나타났다. 2016년 총선 최종 사전투표율(12.19%)보다 14.5% 상승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높은 투표율은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정치 활동에 소극적인 무당층이 대거 투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투표에 나선 이유가 무엇이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무당층이 움직인 이유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 대응에 대한 호평, 야당 막말 논란에 대한 분노, 지지층 결집 등을 꼽고 있다.

야권에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과 코로나19 부실대응 등에 대한 분노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권에선 일단 여권 지지세가 강한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보수 진영의 텃밭인 영남보다 높다는 점에서 여권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최종 투표율을 보면 전남이 가장 높은 수치(35.77%)를 기록한 가운데 전북(34.75%)과 광주(32.18%)도 평균치를 웃돌았다.

대구(23.56%), 울산(25.97%), 부산(25.52%)은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구는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라 유권자들이 외출을 꺼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영남에서의 낮은 투표율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보수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선 낮은 사전투표율에 위기를 느낀 보수층이 본 투표에서 결집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사전투표가 끝난 11일 오후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사전투표가 끝난 11일 오후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우려로 선거 당일보다 사람이 덜 몰리는 사전투표를 선택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 앞서 4차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시행돼 제도가 많이 알려진 점도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사전투표가 적용된 첫 전국 단위 선거였던 2014년 지방선거의 최종 사전투표율은 11.49%였고, 2016년 총선(12.19%), 2017년 대선(26.06%), 2018년 지방선거(20.14%) 등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따라서 이번 사전투표율 상승이 전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15일 본 투표율은 이전 선거에 밑돌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반대로 사전투표 열기가 선거 당일까지 이어지면서 전체 투표율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고 '동조 효과'가 작용해 투표 여부를 고민하던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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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