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출마 질문에…"지난 10년은 단어로 표현하기 힘든 시간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광재(54) 전 강원도지사의 정치적 족쇄가 30일 풀렸다.

2011년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강원도지사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이 제한된 지 거의 9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으면서다.

이 전 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복권 조치에 대해 "지난 거의 10년은 단어로 표현하기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저 자신도 많이 돌아보고 공부도 많이 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른바 친노(친노무현)·386그룹의 핵심이었던 이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했던 1980년대 후반부터 보좌진을 맡았으며 2002년 대선 승리에도 기여했다.

2003년 국정상황실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좌(左) 희정 우(右) 광재'로 불리며 참여정부 핵심 실세로 통하기도 했다.

2004년 17대 총선 때 강원도 태백·정선·영월·평창에서 당선돼 원내에 입성했으며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권력형 비리 수사 때마다 이름을 올리는 등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꼬리표는 멍에가 되기도 했다.

결국 그는 2009년 3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며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난 뒤 박연차 사건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인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소외된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겠다"며 강원도지사에 도전해 당선됐다.

접경지역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도에서 40대에 도백이 되면서 한때 차세대 정치지도자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1월 대법원에서 박연차 사건에 대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피선거권 제한 등의 원심을 확정하면서 정치적 날개가 꺾였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그가 내년 총선에 도전하면서 정치적 명예 회복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이 나온다.

이 전 지사는 총선 출마 의사를 묻는 말에 "정치 활동 문제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지금 하는 여시재 활동을 열심히 잘 해보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여시재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사재를 들여 설립한 학술·정책 연구단체로 이 전 지사는 여시재에서 원장을 맡고 있다.
족쇄 풀린 '盧 오른팔' 이광재…"정치활동, 아직 생각 안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