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탄압중지 성명 발표하는 경기도 기초의원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탄압중지 성명 발표하는 경기도 기초의원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며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수원 지방검찰청 성남지청 형사3부(양동훈 부장검사)는 친형 강제 입원 시도, 검사 사칭, 성남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등 이 지사에 대한 3가지 의혹과 관련해 혐의가 있다고 보고 불구속 기소했다. 반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을 이용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를 받아온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해서는 혐의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향후 법정공방을 통해 직권남용이 인정돼 금고 이상 형을 받거나,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지방자치단체장 직을 잃게 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당선 무효와 함께 피선거권 제한 등 불이익도 받는다.

친형 강제 입원에 대해서는 직권남용과 허위 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됐다.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금 환수 등 2건도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인 2012년 4월부터 8월께 친형인 이재선 씨가 악성 민원을 제기하자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토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 입원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측근 외에는 위법한 행동이라고 검토 결과를 말했는데도 당시 시장이던 이 지사는 자기 생각을 꺾지 않고 공무원들한테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 마친 김혜경, 질문엔 '묵묵부답' (사진=연합뉴스)
검찰 조사 마친 김혜경, 질문엔 '묵묵부답'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또 지난 5월 경기지사 선거 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검사 사칭건을 부인하고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관련 수익금이 발생한 사실이 없음에도 선거공보에 개발이익금 5503억원을 시민 몫으로 환수했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 지사는 검찰의 기소 발표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도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는 "검찰의 기소는 예상했던 일"이라며 "진실 규명은 법정에 맡기고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정 현안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칫하면 지사직을 잃거나 구속될 가능성이 있는 사안인 만큼 이 지사 측과 검찰 간 법정 공방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반면 무혐의로 종결될 경우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고 지지자들의 응집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검찰은 수사로 확인된 여러 정황과 사실관계를 종합해 볼 때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김씨라고 단정하기 불충분하다고 판단, 이날 불기소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그 근거로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등록 이메일로 추정된 근거 화면이 인터넷에 유포된 캡처 화면으로, 원 촬영매체가 확보되지 않아 증거로 인정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불기소는 증거불충분으로 결정된 것이지 어떤 혐의도 없다고 판명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후폭풍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검찰이 ‘성명불상의 계정주’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계정주를 특정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수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 직후 사건을 수사했던 경기 남부경찰청은 이례적으로 "검찰의 불기소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7개월 동안 검찰과 함께 증거를 다수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소의견 송치했기 때문에 계정주를 특정할 수 없다는 검찰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은 "모든 증거는 법원으로부터 적법하게 영장을 발부받아 수집한 것"이라며 "경찰은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정상황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씨가 맞다는 경찰의 발표에 납득한 국민들이 상당수 있었던 만큼 "저에 대한 기소는 안타깝지만 예상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 사건 등 온갖 음해가 허구임이 밝혀진 것에 감사드린다"는 이 지사의 발언이 여론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는 주목해야 할 점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