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해찬 의원(사진)은 9일 “지금부터는 문재인 정부가 성과를 내야 하며, 당도 전당대회가 끝나면 일사불란하게 개혁 입법으로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드보이 귀환은 피할 수 없는 표현이지만 세대교체를 나이 기준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책이나 철학, 패러다임으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지지율 하락 文정부, 이젠 정말 성과내야"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제 성과를 내기 위해선 관료들의 혁신 마인드가 시급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국정 지지율에 대해선 “50% 후반도 낮은 것은 아니다”며 “지지율은 오르기도 내리기도 하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이제부터는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성과를 내는 데 걸림돌로 ‘경제관료’를 꼽았다. 그는 “경제관료들의 혁신 마인드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진보진영이 반발하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선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 의원은 “시민단체 등 반대 의견이 있지만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는 게 정부 방침이고 여야가 합의한 것”이라며 “시장 환경도 바뀌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 시절 강도 높은 재벌개혁을 주장하며 ‘금산분리 강화’를 당론으로 추진한 바 있다.

최근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에 대해선 “이명박, 박근혜 정권 동안 국가 자원을 잘못 배분한 결과”라고 책임을 돌렸다. 그는 “(MB 정부 당시) 4대강에 넣은 돈이 28조원이고 앞으로 12조원이 더 들어가 총 40조원이 된다”며 “자원외교에도 터무니없이 많은 돈이 들어가 10조원의 손실을 냈는데 (이 돈을) 기술개발과 인력 양성에 썼다면 성장 잠재력이 훨씬 높아졌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송영길 의원 등 경쟁 후보들의 ‘소통 부족’ 지적은 정면으로 맞받았다. 이 의원은 “밥 먹고 악수하고 의원들과 전화하는 건 재래식 소통”이라며 “정책을 가지고 (의원들끼리) 진지한 대화를 하는 것이 진짜 소통”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국회 특수활동비 문제를 두고는 홍영표 원내대표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은 “국무총리 시절 특활비를 써봤지만 영수증 처리는 큰 의미가 없다”며 “카드로 지급해 사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홍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특활비 양성화를 위해 영수증으로 증빙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구설에 올랐던 ‘문 실장’ 발언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이 지난 4일 “제가 국무총리 할 때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했다”며 “당정청 협의회에도 문 실장이 참석해서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지지자들 간 설전이 오갔다. 하지만 이 의원은 “문 실장 발언은 그분 옛 직함을 말한 거지 대통령에게 말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당 대표 후보 간 ‘친문 마케팅 과열’ 지적에는 “친문(친문재인) 경쟁은 없다”며 “언론에서 그렇게 보도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드루킹 특검팀’에 대한 불만도 나타냈다. 이 의원은 “(특검이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2번이나 (김경수 경남지사를) 소환한 것은 옳은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