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마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장병완 대표. /연합뉴스
9일 국회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마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장병완 대표. /연합뉴스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9일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논의했으나 법제사법위원장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됐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협상 도중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제기한 ‘청와대 배후설’에 강하게 반발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법사위 고수 배경에는 청와대 지시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 “협상장에서 항의했더니 김 원내대표가 본인이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며 “원 구성 협상이 청와대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 중 페이스북을 통해 “일당 독주체제를 막는 최소한의 견제장치인 법사위마저 민주당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탐욕적”이라며 “더욱이 그것이 청와대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해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법사위원장을 두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제3의 대안도 거론되고 있다. 법사위가 다른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을 보류시키는 명분으로 활용해온 법안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폐지하는 방안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을 대표하는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상원(上院) 노릇을 하는 법사위의 권한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한국당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하는 상황에서 무슨 국회법 개정 사안까지 거론하느냐”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법사위의 법안 보이콧 우려 때문에 법사위원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 강해 중재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